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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거북의 강인한 생명력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9년 10월 호

  글 크레이그 웰치  |  사진 토마스 P. 페샥


바다거북은 1억 년 동안 대양을 누비고 다녔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 인간들이 생명력이 강한 이 파충류를 사지로 내몰고 있다.


우리가 바다거북을 대하는 방식에 대한 희망적이면서도 끔찍한 모습을 제대로 보려면 부르즈 알 아랍 주메이라 호텔에서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다. 파란색과 하얀색 유리가 반짝이는 이 고층 건물은 20년 전 아랍에미리트의 일부인 두바이의 한 인공 섬에 세워졌다. 면적이 780m²에 이르는 이 호텔의 로열 스위트룸에는 전용 영화관이 딸려 있다. 주말 숙박 요금은 5만 달러를 상회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이곳에 온 이유는 무료 투숙객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인도네시아 케이제도 인근에서 장수거북 한 마리가 원주민 사냥꾼의 작살에 맞아 피를 흘리며 죽어가고 있다.


나는 흰색 롤스로이스 행렬을 지나 현재 두바이에 살고 있는 영국 출신의 해양생물학자 데이비드 로빈슨을 만났다. 우리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주차장으로 내려간 후 람보르기니 몇 대를 지나 목적지에 도달했다. 파이프와 플라스틱 수조가 가득한 이곳은 정교하게 설비해놓은 바다거북 병원의 중환자실이다. 한 수조에서는 푸른바다거북이 장기 손상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바로 위층에 있는 수족관들은 병들거나 위중한 상태인 대모거북들로 가득하다.


푸른바다거북들이 바하마제도의 한 부둣가 인근에 모여 있다.


바다거북 재활센터가 있는 이 호텔은 두바이의 통치자가 주도권을 행사하는 지주 회사가 소유하고 있다. 국왕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은 자신의 도시가 환경 관리의 모범 사례가 되기를 바란다. 하지만 소비 지향적인 이곳에서 바다거북에게 일어나는 비극적인 일들은 우리 인간이 이 생명체에게 가하고 있는 온갖 해악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곳의 직원들은 창자에 풍선이 들어 있거나, 어망에 걸려 지느러미발이 부러졌거나, 머리가 깨진 채 배에서 내동댕이쳐진 바다거북들을 목격해왔다.


트리니다드섬의 마투라 해변에서 갓 부화한 새끼 장수거북들은 바다를 향해 기어갈 때 플라스틱 병과 각종 쓰레기에 부딪치게 된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9년 10월 호 중]

http://www.natgeokorea.com/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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