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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밖으로 나온 공룡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9년 10월 호

글 리처드 코니프  |  사진 가브리엘레 갈림베르티, 유리 데 루카


오래전에 멸종된 공룡의 화석은 이제 박물관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이나 사업장에서도 볼 수 있다. 부유한 수집가들이 논란이 되고 있는 취미인 공룡 화석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한 모텔에서 어느 외과의가 수영장 옆에 앉아 머리뼈 화석에 대해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다. 그는 비행기를 타고 이곳으로 오면서 기내 수하물로 머리뼈 화석 한 점을 가져왔다. 그는 뇌머리뼈뿐 아니라 한때 뇌신경이 지나간 머리뼈 구멍들의 완벽한 보존 상태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탈리아 트리에스테에 있는 화석 복원 전문 회사 초이크의 직원들이 미국 와이오밍주에서 발굴한 알로사우루스의 뼈를 다시 맞추고 있다.


“시각을 관장했던 시신경이 보여요. 눈의 측면 운동을 가능하게 했던 외전신경도 보이네요. 삼차신경도 보이는데 이것은 안면에서 감각을 느끼게 해줬 던 신경이죠.” 외과의가 말한다.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공룡 카우보이’로 알려진 클레이턴 핍스(위)가 아들 루크와 함께 미국 몬태나주 헬 크리크 퇴적층의 일부를 답사하고 있다.


외과의는 본 기사에서 자신의 신원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그에게는 머리뼈 화석을 여러 개 수집하는 것이 행복한 일인 동시에 조심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투손에서 열리는 화석 및 광물 박람회에 참가하기 위해 이 도시로 몰려온 많은 수집가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외과의는 현재 머리뼈 화석들을 보관할 ‘개인 박물관’을 짓고 있다. 그는 91cm 길이의 알로사우루스의 머리뼈, 많은 이빨을 지닌 해양 파충류 엘라스모사우루스, 지금까지 발견된 프테라노돈의 머리뼈 중 가장 온전한 상태의 화석 등을 연대순으로 진열해둘 수 있다는 생각에 만면에 미소를 띤다.


미국 사우스다코타주 에지몬트에 있는 프랭크 가르시아(왼쪽)와 그의 아내 데비의 집에 신종 틸로사우루스가 전시돼 있다.


요즘은 개인 화석 수집가를 흔히 볼 수 있다. 이외과의처럼 일부 수집가들은 고생물학 전문가로 통할 만큼 진지한 열의를 가지고 화석을 수집한다. 다른 수집가들은 주로 어린 시절에 좋아했던 크고 무섭게 생겼으며 비싼 공룡의 화석을 모으는 일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몇몇 수집가는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에 속한다. 75만 달러에 매물로 나온 거대한 해양 파충류인 이크티오사우루스를 사려고 투손을 찾은 한 중국인 부동산 개발업자처럼 말이다. 그는 신원이 노출되는 것을 좀 더 꺼렸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9년 10월 호 중]

http://www.natgeokorea.com/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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