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20년 2월 호
글 로빈 기반 l 사진 해나 레예스 모랄레스
패션의 경제학과 소셜 미디어의 위력 덕분에 모든 여성이 아름답다고 인정받을 수 있는 포용적인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다.
수단 출신의 모델 알렉 웩은 <엘르> 미국판의 1997년 11월 호 표지에 등장했다. 그 표지는 미용 업계에서 흔히 그렇듯 세계 곳곳에서 모인 사람들의 합작품이었다.
매끈한 검은색 피부에 흑인 특유의 곱슬기가 살짝 있는 머리칼을 가진 웩은 새하얀 배경 앞에서 자세를 취했다. 그녀가 입고 있는 간결한 디자인의 흰색 조르지오 아르마니 재킷이 배경 속으로 사라지다시피 했다. 하지만 웩의 존재감은 강렬했다.
그녀는 비스듬히 서서 만면에 미소를 띤 채 사진기를 응시했다. 그녀의 얼굴은 반듯하고 각진 이목구비보다 귀엽고 둥굴둥글한 아프리카인 특유의 곡선이 특징이었다. 웩은 전통적인 표지 모델과 반대되는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었다.
그녀가 패션 잡지 <엘르>의 표지(61쪽 참조)를 장식한 뒤 20여 년이 지난 지금 아름다움에 대한 정의는 계속 확장돼 유색인종의 여성, 비만 여성, 백반증을 앓는 여성, 머리숱이 없는 여성, 머리칼이 세고 주름이 있는 여성이 참여할 공간이 만들어졌다. 우리는 아름다움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문화를 점점 받아들이고 있다. 모두가 환영을 받는 문화 말이다. 모든 사람이 아름답다. 이제 모든 사람을 이상화시킨 모습은 잡지나 프랑스 파리의 패션쇼 무대에서 볼 수 있다.
우리가 더 포용적이게 된 이유는 이런 산업들의 결정권자들이 문호를 더 넓히도록 사람들이 이를 요구하고 시위를 벌이며 소셜 미디어의 전파력을 활용했기 때문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20년 2월 호 중]
http://www.natgeokorea.com/maga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