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20년 3월 호
글 르네 에버솔 l 사진 야스퍼 두스트
일본원숭이는 일본에서 오랫동안 ‘광대’와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하지만 오늘날 일본에서는 녀석들을 서커스 같은 공연에 동원하는 행위가 점차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그 원숭이들은 축구 유니폼을 입고 있었다. 목줄을 찬 일본원숭이 여섯 마리가 잔디 위에서 공을 찼다. 일본팀과 브라질팀 간에 펼쳐진 모의 축구 시합에서 조련사들과 관중들은 녀석들을 응원했다.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일본팀 원숭이들이 더 튼튼해 보였지만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브라질팀 원숭이들이 더 날렵했다. 특히 앞발을 핥던 10번 선수는 순식간에 공을 잡더니 이를 힘껏 차 골대에 밀어 넣었다. 브라질팀의 승리에 일본팀은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러자 관중들이 폭소를 터트렸다.
이 시합은 일본 닛코 사루 군단의 실내 원형 공연장에서 주요 행사 전에 흥을 돋우기 위해 펼쳐지는 하나의 공연에 불과했다. 나는 안뜰을 돌아다니면서 기저귀를 차고 한 벌로 된 주황색 운동복을 입은 일본원숭이가 에어 하키 게임에서 다섯 살짜리 방문객을 완파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꼬마가 퍽을 날릴 때마다 그 원숭이는 꼬마의 골대를 향해 퍽을 받아쳤다. 야외무대에서는 기모노를 입은 수컷 일본원숭이가 높은 장애물을 뛰어넘고 있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20년 3월 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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