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20년 4월 호
글 크레이그 웰치 l 사진 데이비드 구텐펠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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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를 타고 미국을 횡단하는 여행을 통해 새로운 발상들이 지속가능한 미래로 가는 우리의 여정에 어떤 방식으로 동력을 제공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태평양 해안을 따라 나 있는 오래된 산책로에서 태양으로부터 전기를 얻는 대관람차가 돌고 있다. 그로부터 약 100m 떨어진 곳에는 오래된 66번 국도의 종점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다. 녹색에너지의 상징과 자동차의 역사를 둘 다 볼 수 있는 미국 샌타모니카의 샌타모니카 부두는 전기차로 국토를 횡단하는 여행의 출발지로 완벽한 장소인 듯했다.
미국 최초의 포장 국도에 속하는 66번 국도는 시카고에서 시작됐다. 1930년대에 주간고속도로의 등장으로 쓸모가 없어질 때까지 미국 중서부에서 캘리포니아주의 반짝이는 해안으로 향하는 수백만 명의 인구가 66번 국도를 이용했다. 이 국도 때문에 살기 좋은 시골 지역이었던 캘리포니아주에는 일련의 도시들이 마구잡이로 들어섰다. 그 과정에서 66번 국도는 많은 것들을 상징하게 됐다. 이를테면 자동차가 지닌 변화의 힘과 탁 트인 도로가 주는 자유 혹은 자동차 여행을 떠나면서 이 둘 모두를 느낄 수 있는 마법 같은 경험 말이다. 오늘날에는 미국적인 것을 갈망하는 여행객들이 3600km에 이르는 오래된 66번 국도를 통과한 후 서명된 인증서를 받으려고 샌타모니카 부두에 있는 한 통나무 오두막 앞에 줄을 선다.
이 부두는 우리가 만든 세계를 되돌아보기에 좋은 장소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연기관에 대한 우리의 애정을 살펴봐야 한다. 이곳의 동쪽에 자리 잡은 로스앤젤레스에는 700만 대의 휘발유 자동차가 있는데 이 자동차들은 미국 12개 주에서 배출되는 양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그리고 남쪽에는 베니스비치가 있다. 1940년대에는 이곳에 유정탑이 빽빽이 들어서 있었고 최근 몇 년 동안에는 기후변화로 악화된 해양 열파의 피해를 입은 굶주린 바다사자들이 해안으로 몰려들었다. 서쪽과 북쪽으로는 말리부와 그 위쪽에 언덕들이 자리 잡고 있다. 바로 그곳에서 여러 해에 걸친 가뭄과 기온 상승의 결과로 2018년 11월 ‘울시 화재’가 발생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20년 4월 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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