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20년 4월 호
글/사진 루카 로카텔리
정붙이고 살아온 터전이 변화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향수병과 유사한’ 심리적 충격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호주 헌터밸리 전역에서 광산이 우후죽순처럼 확산되고 있던 시절 글렌 알브레히트가 운영하는 사무실의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당시는 2000년대 초반으로 환경학과 교수 알브레히트는 광산업이 지역 주민들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에 대해 관심이 있었다. 수 세대 동안 이 지역은 자주개자리가 자라는 목가적인 들판과 말 농장, 포도밭으로 유명했다. 오랫동안 지역 경제의 일부였던 탄광업이 갑자기 급성장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지역 전역에 새로운 광산이 줄줄이 생겨났다.
알브레히트가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 관심을 보인다는 소문이 퍼지자 괴로움을 겪고 있던 주민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어 했다. 그들은 땅을 뒤흔드는 폭파 작업과 끊임없이 웅웅거리는 기계음, 어둠을 밝히는 작업등의 으스스한 불빛, 집 안팎을 뒤덮는 새까만 먼지 등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한 그들은 공기와 식수에 대해서도 걱정했다. 그들의 집이 사라져가고 있었고 그들은 이런 파괴적인 행위를 막을 수 없다는 무력감에 빠져 있었다.
일부 주민들이 광산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 법적 투쟁을 시작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광산이 제공하는 일자리가 필요했다. 결국 부유한 광산업자들이 승리했다. 그 결과 이곳의 경관과 대부분의 사회 조직이 부차적인 피해를 입게 됐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20년 4월 호 중]
http://www.natgeokorea.com/maga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