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하고 경이로운 날짐승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7년 11월 호

글·리처드 코니프 사진·로버트 클라크


가장 크고 고약하며 별난 날짐승이라는 익룡에 대한 오래된 관념이 새로운 발견을 통해 바뀌고 있다.


대다수 사람들이 ‘프테로사우루스’라는 단어를 들으면 고개를 갸우뚱하지만 ‘프테로닥틸’이라고 하면 고개를 끄덕인다.


널리 통용되고 있는 프테로닥틸은 18세기에 발견된 최초의 익룡에게 부여된 이름이다. 이후 과학자들은 200여 종이 넘는 익룡을 묘사했지만 익룡이라고 하면 ‘1억 6200만 년 동안 중생대의 하늘을 주름잡았던 날개 달린 용’이라는 통념이 아직 뿌리 깊이 남아 있다. 우리는 언제나 녀석들을 상상할 때 뾰족한 머리에 가죽질의 날개를 지닌 하늘을 나는 살기등등한 파충류를 떠올린다.


키가 기린만 하고 날개폭이 F-16 전투기만 한 케찰코아틀루스 노르트로피는 역대 가장 큰 날짐승에 속한다.


그러나 화석이 잇달아 발견되면서 익룡의 생김새와 크기, 행동에 대한 놀라운 사실들이 새롭게 드러나고 있다. 현재 고생물학자들은 익룡 수백 종이 오늘날의 조류처럼 각자 다른 서식지에서 동시대에 살았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익룡 중에는 지금까지 발견된 날짐승 중 가장 큰 편에 속하는 케찰코아틀루스 노르트로피도 있었다. 녀석은 키가 기린만 하고 날개폭이 10.5m에 달하며 새끼 공룡들을 먹고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익룡 중에는 참새만 한 크기에 원시림을 날아다니며 곤충을 잡아먹은 녀석, 알바트로스처럼 한 번에 며칠씩 바다 위를 계속 활공하던 커다란 녀석, 홍학처럼 염분이 함유된 얕은 물에 서서 먹이를 걸러먹던 녀석도 있었다.


평범한 사람이지만 화석을 찾는 눈만큼은 특출한 레이 스탠퍼드는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자신의 집 인근에서 익룡을 비롯한 멸종 동물들의 흔적이 담긴 수많은 돌판을 발견했다.



가장 흥미로운 발견물에 속하는 것 중 하나는 화석화된 익룡알 무더기다. 원형대로 고스란히 보존된 알들을 스캔해봤더니 껍데기 안의 배아들이 드러나 부화가 이뤄진 과정을 규명하는 데 도움이 됐다. 심지어 중국에서 발견된 다위노프테루스 익룡의 경우 녀석의 난관 안팎으로 알이 하나씩 발견됐다. 녀석이 어떤 힘에 의해 충격을 받아 죽는 바람에 알이 난관 밖으로 밀려나온 게 분명했다. 그래서 ‘미시즈 T’라고 명명된 녀석은 성별이 확인된 최초의 익룡이 됐다. 이 화석에서는 볏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녀석은 일부 수컷 익룡들이 오늘날의 조류처럼 크고 화사한 볏을 성적 매력을 드러내는 도구로 썼다는 것을 확실하게 입증하는 최초의 증거가 됐다. 이러한 발견들 덕에 익룡들은 실제 동물들같이 생생한 새 생명을 얻었고 익룡 연구원들은 끝없는 학구열에 불타게 됐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7년 11월 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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