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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중요한 이유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8년 1월 호

글 • 조너선 프랜즌  사진 • 조엘 사토리


새는 환경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인간의 영혼에도 중요한 존재다. 2018년에 우리는 새들의 경이로움을 발견하고 녀석들이 없으면 인간이 살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나는 살면서 새에 관심을 가진 적이 별로 없었다. 마흔 줄에 들어서고 나서야 나는 콩새가 노래하거나 붉은옆구리검은멧새가 지저귀면 가슴이 벅차오르고 인근에 검은가슴물떼새가 나타났다는 소식이 들리면 버선발로 뛰쳐나가는 사람이 됐다. 단지 녀석이 멀리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날아온 황금빛 깃털이 달린 예쁜 새라는 이유만으로 말이다. 새가 왜 그토록 소중하냐고 누가 묻는다면 나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다. 형제를 왜 사랑하느냐고 묻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미국의 철새 보호법 제정 100주년을 맞아 생각해볼 만한 타당한 질문이다. 왜 새가 중요할까?


쿠바홍학Phoenicopterus ruber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어마어마한 규모를 지닌 조류의 서식지부터 언급해야겠다. 세계에 있는 새를 다 봤다면 온 세계를 가본 셈이다. 대양 어디에도 깃털 달린 녀석들이 없는 곳이 없으며 녀석들은 다른 어떤 생물도 살 수 없을 정도로 황량한 땅에서도 서식한다. 그레이걸은 지구상에서 메마르기로손꼽히는 지역인 칠레의 아타카마 사막에서 새끼를 키운다. 황제펭귄은 겨울에 남극대륙에서 알을 품는다. 참매는 독일 베를린에 있는 묘지에 둥지를 틀고 참새는 미국 맨해튼의 신호등 위에, 유럽칼새는 해식동굴에, 고산대머리수리는 히말라야산맥의 절벽에, 되새는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에 둥지를 튼다. 새보다 더 널리 퍼져 사는 생물은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미생물뿐이다.



큰코뿔새Buceros bicornis



이처럼 다양한 서식지에서 살아남기 위해 1만 종이 넘는 새들은 각양각색의 형태로 진화해왔다. 새들의 크기는 키가 2.5m가 넘고 아프리카에 널리 서식하는 타조에서 쿠바에서만 볼 수 있는 아주 작은 사탕벌새까지 매우 다양하다. 사다새나 큰부리새처럼 부리가 아주 큰 녀석들이 있는가 하면 휘파람새처럼 작은 녀석도 있고 칼부리벌새처럼 부리의 길이가 몸통만 한 녀석도 있다. 미국 텍사스주에 사는 오색멧새, 남아시아의 태양새, 호주의 오색청해앵무 등 일부 새의 빛깔은 어떤 꽃보다 더 화려하다.


붉은부채머리앵무 Deroptyus accipitrinus



서부왕관비둘기 Goura cristata



검은목까치어치Cyanocorax colliei




뱀잡이수리Sagittarius serpentarius



금조Menura novaehollandiae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8년 1월 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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