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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본 선과 악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8년 1월 호

글·유디지트 바타차르지  사진·린 존슨



어떤 사람이 유난히 이타적이거나 또는 잔인한 이유는 무엇일까? 과학자들은 우리 뇌의 연결 방식이 우리가 얼마나 많이 다른 사람과 공감할 수 있는가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애슐리 알드리지(19)는 미국 일리노이주 오번에 있는 이동식 주택에 산다. 부엌 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면 100m쯤 떨어진 곳에 있는 철도 건널목이 잘 보인다.


2016년 6월 12일 |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펄스 나이트클럽 | 49명 사망, 53명 부상



알드리지는 어린 두 자녀에게 점심을 먹이고 막 설거지를 하려던 참에 창밖으로 휠체어에 앉아 있는 한 남자를 봤다. 그녀는 휠체어가 철로에 끼어 그가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 남자가 도와달라고 소리쳤지만 오토바이 한 대와 자동차 두 대가 그냥 지나쳐버렸다.



2012년 12월 14일 | 미국 코네티컷주 샌디훅초등학교 | 27명 사망, 2명 부상


알드리지는 서둘러 밖으로 나가 이웃에게 아이들을 봐달라고 부탁하고 남자를 도우러 갔다. 그때 열차의 기적이 울리는 소리와 철도 건널목 차단기가 덜컹거리며 내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열차가 오고 있다는 신호였다. 그녀는 철로를 따라 맨발로 자갈길 위를 달렸다. 그녀가 남자에게 가까이 갔을 때 열차는 1km도 안되는 거리에서 시속 약 125km의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휠체어를 빼내지 못한 알드리지는 남자의 뒤에서 양팔로 그의 가슴을 안고 들어 올리려 안간힘을 썼다. 열차가 그들을 향해 총알같이 달려오는 가운데 알드리지는 있는 힘껏 남자를 끌어올렸다. 그녀가 뒤로 넘어지면서 남자의 몸이 휠체어에서 쑥 빠져나왔다. 몇 초도 안돼 열차는 휠체어를 박살내더니 철로를 따라 강철과 플라스틱 조각들을 1km가량 끌고 갔다.



2017년 10월 1일 |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 58명 사망, 546명 부상



2015년 9월 그날 오후 알드리지가 구해준 남자는그녀가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 생명의 위험을 무릅 쓰고 남자를 구한 알드리지의 단호한 결단력 때문에 그녀는 많은 사람들과 구분된다. 알드리지가 영웅적으로 한 남성을 구해낸 일은 과학자들이 극단적 이타심이라고 부르는 것의 본보기다. 이는 심각한 개인적 피해를 무릅쓰고 자신과 상관없는 사람을 사심 없이 돕는 행동이다. 물론 이런 영웅들 중 다수는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다른 사람을 보호하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 중에도 이런 영웅들이 있다.



1998년 6월 7일 | 미국 텍사스주 재스퍼의 허프크리크 로드 | 1명 사망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8년 1월 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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