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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동물로 가득한 포클랜드제도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8년 2월 호

글, 사진·폴 니클렌


남대서양에 있는 포클랜드제도는 짧은 전쟁과 양떼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외딴 군도인 이곳에서는 보존의 힘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포클랜드제도 끄트머리에 있는 스티플제이슨섬의 바위투성이 해안에서 눈앞에 펼쳐진 장관이 나를 압도한다. 가파른 절벽에는 44만 마리가 넘는 검은눈썹앨버트로스가 세계에서 가장 큰 군집을 이루고 있으며 그 아래로는 해변가를 따라 남부바위뛰기펭귄들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진다. 새끼 펭귄이나 썩은 고기 등 먹잇감을 찾아다니는 줄무늬카라카라들의 모습도 보인다.


젠투펭귄은 시속 35km로 헤엄치는데 이는 기록된 그 어떤 새의 헤엄치는 속도보다 빠른 것이다.


이 일대의 차디찬 앞바다에는 남아메리카물개, 범고래, 머리코돌고래, 펄돌고래, 정어리고래 등이 서식한다. 나는 물속에서 켈프숲을 헤치며 나아간다. 내 위로 젠투펭귄들이 쏜살같이 지나가고 남아메리카바다사자들이 그 뒤를 필사적으로 쫓는다. 해저에 줄지어 있는 크릴새우는 마치 전투 태세를 취하듯 집게발을 치켜들고 있다.



갈색도둑갈매기 등 포식동물들이 버리고 간 알껍데기들이 버려진 곳에 그대로 흩어져 있다.


나는 지금 포클랜드제도에 있다. 아르헨티나 해안에서 약 400km 떨어진 이 영국령 제도는 700개가 넘는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져 있으며 주민 3200여 명이 도서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다. 포클랜드제도는 프랑스와 스페인, 아르헨티나, 영국이 영유권을 두고 오랜 기간 분쟁을 벌여온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래서인지 이 제도에는 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1982년 아르헨티나가 이곳을 침략해 영국과의 짧지만 격렬한 교전을 벌인 게 이곳에서 일어난 마지막 분쟁이었다. 이곳에는 여전히 제거되지 않은 지뢰 2만여 개가 묻혀 있으며 불에 탄 헬리콥터들이 아름다운 풍경을 해친다. 또 동포클랜드에는 영국 공군이 운영하는 비행장이 아직까지 남아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8년 2월 호 중]


http://www.natgeokorea.com/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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