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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어떻게 먹여 살릴 것인가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8년 2월 호

글·트레이시 맥밀런  사진·조지스타인메츠


중국 내에서 식량 수요가 급증해서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농업이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중국 북중부 간쑤성에서 장완니옌과 핑추이샹이 670m² 면적의 밭에서 무를 수확하고 있다. 이들의 모습을 보니 과거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기분이 든다.


광둥성 남부 취지에에 있는 학교 밖에서 아이들이 국수와 계란, 고기로 만든 아침식사를 푸짐하게 먹고 있다.


메마른 계곡 지대에 있는 벽돌로 포장된 공터에서 장완니옌이 허리 높이로 쌓인 마른 작물 위로 트랙터를 몰았다. 트랙터 밑에서 작물이 으깨지는 동안 그의 아내 핑추이샹이 직접 만든 쇠스랑을 짚 속에 푹 집어넣어 트랙터가 한 번 더 지나갈 수 있도록 작물을 잘 섞는다. 이렇게 일정한 박자에 따라 부부는 수 시간 노동을 이어간다. 그녀가 노래를 부르듯 “불어라, 불어라!” 하며 바람에게 속삭인다. 농기계를 사용하면 몇 분 안에 마칠 수 있는 작업이지만 부부에게 농기계는 너무 비쌌다. 그래서 이들은 지금도 무를 손으로 직접 수확한다. 수백 년 전 농부들이 했던 것처럼 말이다.


장완니옌과 핑추이샹이 작업하는 모습은 중국 농가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중국 농장의 90% 이상이 1ha 미만의 농지다. 중국의 평균 농지 면적은 전 세계에서 가장 작은 편에 속한다. 그러나 중국에는 다른 모습도 있다. 중국은 서구 사회가 150년 걸려 이룬 농업 발전을 40년 만에 이뤄냈다. 게다가 중국만의 농업 방식을 발달시키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그래서 지금 중국에는 온갖 종류의 농업이 혼재한다. 영세 가족 농장이 있고 기업형 육류 및 낙농 공장,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운영되는 최첨단 농장, 심지어 도시 근교의 유기농 농장도 있다.


상하이 북서쪽에 위치한 닭 가공 공장에서 약 1500명의 직원들이 시간당 1만 마리가 넘는 닭을 가공 처리한다.



지금 중국은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를 놓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세계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엄청난 인구를 전 세계 농지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농지로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변화하는 국민의 입맛도 맞춰야 한다. 중국의 육류 소비량은 1990년에 비해 세 배나 늘어났다. 도시 거주자 사이에서 우유 및 낙농제품 소비는 1995년부터 2010년까지 네 배 증가했고 시골에서는 거의 여섯 배 늘어났다. 가공식품 구입량은 그보다 훨씬 더 늘어나 2008년부터 2016년까지 67%가량 증가했다.


중국의 농업 자원은 아주 한정돼 있어서 새로운 먹거리를 충당하려면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이 미국이나 우크라이나, 탄자니아, 칠레 등에서 농경지와 식품업체를 매입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주식을 자급자족해야 한다는 가치관을 오랜 세월 유지한 나라이기 때문에 이를 해외에 의존하는 정책은 중국 내에 적지 않은 파장을 가져왔다. 2013년 시진핑 주석은 지방 관료들과 식량 정책을 논의하면서 “중국인의 밥그릇은 중국산 음식으로 채워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문제는 더욱 까다로워졌다. 중국인들이 식량을 자급하면서 동시에 미국인들의 식단과 비슷해지면 그들이 농사를 짓는 방식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8년 2월 호 중]


http://www.natgeokorea.com/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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