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말라가는 호수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8년 3월 호

글·케네스 R. 웨이스


지구온난화와 가뭄, 물 남용으로 세계 최대 규모에 속하는 호수들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따라 인근의 서식지와 문화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타이어 자국들이 편평한 호수 바닥을 가로질러 지평선까지 뻗어 있다.


우르미아호  라만루 항에는 텅 빈 건물과 버려진 배만이 남아 있다.



우리는 자동차를 타고 볼리비아의 포오포호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이 자국들을 따라갔다. 한때 볼리비아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였던 포오포호의 물은 안데스 고원의 대기 속으로 증발해버렸다.


우르미아호  피서객들이 염분을 먹고 번식하는 박테리아와 조류로 인해 붉은색을 띠는 호수로 걸어 들어가고 있다.



우리 차가 달리던 곳은 한때 호수의 바닥이었던 곳임에도 불구하고 해발 3650m보다 높은 곳에 있다. 봄날의 공기는 입술이 다 틀 정도로 건조했다. 지난 수천 년간 포오포호에 의존해온 어촌 마을들은 대부분 주민이 떠나고 텅 비어 있다. 우리는 버려진 점토 가옥들을 지나쳤다. 따뜻한 바람에 먼지가 일어 춤을 추듯 돌고 있었다. 저 멀리 물 위에 떠 있는 듯한 소형 알루미늄 배들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보니 신기루는 사라졌다. 배들은 모두 토사에 묻혀 있었다. 나는 차에서 내렸다. 내 신발이 땅에 닿자 소금을 머금고 들쭉날쭉한 모양으로 뭉쳐진 진흙이 갈라졌다.


레자 마나프자데가 소금 호수 끝자락에 있는 과수원에서 일하고 있다.




안내인 라미로 필코 솔라가 버적버적한 소리를 내며 반쯤 묻혀 있는 버려진 배 중 하나로 걸어갔다. 필코 솔라에게 산 페드로 데 콘도 마을을 떠나기 훨씬 전인 어린 시절에 배를 타고 포오포호를 건너던 추억이 되살아난 듯했다. 그는 마을을 떠난 뒤 스웨덴 룬드대학교에서 수문학과 기후변화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사소한 일이 아니에요. 30년 전 이 호수의면적은 3000km²에 달했어요. 옛 모습을 되찾기는 어려울 겁니다.” 필코 솔라가 말했다.


탕가니카호  카징가 마을 해안가에서 어부들이 정어리를 낚기 위해 그물을 던지고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8년 3월 호 중]



http://www.natgeokorea.com/magazine/


작가의 이전글 철새들의 장대한 여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