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지배하는 육식 박쥐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8년 7월 호

글 버지니아 모렐 사진 아난드 바르마


멕시코에 있는 한 고대 마야 신전에서 희귀한 육식 박쥐를 둘러싼 수수께끼를 풀어줄 단서가 드러났다.


녀석들이 한 고대 마야 신전의 차가운 석조 천장에 매달린 채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다. 우리가 비추는 붉은 헤드램프 불빛에 녀석들의 눈이 황금빛으로 번쩍인다.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이 박쥐들은 길고 거의 투명한 귀에 주름이 지고 늑대 같은 얼굴을 가졌으며 주둥이 위에는 창 모양의 후엽을 지녔다. 후엽은 박쥐들이 소리의 울림으로 주변 사물의 위치를 알아내는 데 사용하는 부속기관이다.


큰귀털박쥐 한 마리가 달빛이 비치는 밤하늘 아래에서 날개를 퍼덕이며 날아간다.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이 박쥐들은 길고 거의 투명한 귀에 주름이 지고 늑대 같은 얼굴을 가졌으며 주둥이 위에는 창 모양의 후엽을 지녔다. 후엽은 박쥐들이 소리의 울림으로 주변 사물의 위치를 알아내는 데 사용하는 부속기관이다.


유카탄반도에 있는 칼라크물 생물권보전지역 바로 밖에 사는 이 신비한 박쥐들은 다른 종의 박쥐처럼 수천 마리씩 무리 지어 살지 않는다고 로드리고 메데인은 말한다. 멕시코 국립자치대학교의 메데인 교수는 멕시코에서 비행 포유동물 분야의 손꼽히는 전문가다. “녀석들은 항상 이렇게 작은 무리 속에서 지냅니다. 서로를 보호하려는 속성이 강하죠.” 메데인이 말했다.


생물학자 로드리고 메데인(왼쪽)과 연구원 이바르 블레우트는 이 큰귀털박쥐에 관한 자료와 유전자 시료를 수집한 뒤 녀석을 동굴에 다시 풀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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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데인이 잠자리채를 휘둘러 여섯 마리의 박쥐 중 한 마리를 잡았다. 그가 가죽 장갑을 낀 채 녀석을 쥐고 있는 덕에 녀석을 찬찬히 살펴볼 수 있었다. 보송보송한 털이 수북한 게 귀여워서 껴안고 싶다가도 툭 튀어나온 코와 뾰족한 이빨을 보니 그런 마음이 싹 가신다. 암컷인 녀석은 우리를 향해 턱을 딱딱 맞부딪치며 반항했다. 메데인이 살며시 녀석의 한쪽 날개를 펴 녀석의 엄지발가락을 가리켰다. 발톱이 특히 눈에 띄었는데 검처럼 생긴 것이 날카로웠다.


“녀석들은 먹잇감을 꽉 쥐기 위해 발톱을 사용하죠.” 메데인이 말했다. 발톱의 크기로 봐서 이 야행성 사냥꾼들이 공격하는 것은 모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녀석들은 설치류와 명금류 심지어 다른 박쥐들까지도 사냥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 매거진 2018년 7월 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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