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파업 막기 위해 '준공영제' 전면 개편해야

"단순 노사갈등 넘어 제도의 실패이자 서울시의 관리·감독 책임 방기다"

by 이영일
61724_42593_019.jpg 경실련은 지난해 11월 "공공성은 퇴보하고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며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 제공]

하필이면 눈이 오며 길이 얼어붙은 13일부터 서울 시내버스 파업이 이어졌다. 가뜩이나 미끄러운 길에 버스까지 끊기며 시민들의 불편은 최고조에 달했다.


시민들 입에선 이런 얘기들이 나왔다. "버스 기사들 대우가 나쁘지 않다고 들었는데 왜 파업이냐", "서울시가 줄 건 빨리 주고 그래야지 왜 미적대다 이런 파업까지 생기게 방치했냐" 등등. 다행히 14일 노사 교섭 타결로 파업은 철회됐다. 하지만 이같은 버스 스톱은 한두 번이 아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그 대안으로 서울 시내버스 파업 재발 방지를 목적으로 한 준공영제 전면 개편을 주장하고 있다. 현행 준공영제의 무(無)통제 지원 확대 구조가 유지되면 서울 시내버스 파업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


경실련은 15일 "노동자의 정당한 임금 요구 자체를 부정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요금과 세금으로 운영되는 준공영제 체계에서 시민의 이동권이 파업 때마다 사실상 볼모가 되는 현실은 결코 정상일 수 없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이는 개별 노사 갈등을 넘어 제도의 실패이자 행정의 책임 방기"라며 "파업이 중단됐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된 것이 아니다. 같은 구조가 유지되는 한 시민 피해와 세금 투입은 언제든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시내버스 파업 사태의 근본 원인은 겉으로 봐선 통상임금 판결 이후 임금체계 개편 충돌로 촉발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따지고 보면 서울시 준공영제가 총괄적자 보전 구조로 고착, 비용 통제·성과 책임·투명성이 취약하기 때문이란 게 경실련의 지적이다. 따라서 파업은 중단됐지만 '지원 확대, 관리·통제 미흡'의 구조가 유지되면 파업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경실련에 따르면 서울시 버스 준공영제 도입 이후 재정지원은 장기간 누적됐다. 경실련의 2025년 11월 11일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04년 서울시 버스 준공영제 도입부터 2022년까지 누적 재정지원은 6조 3000억원 규모다. 연간 재정지원금도 2020년 1705억원에서 2021년 4561억원으로 급증했으며 2022년 8114억원, 2023년 8915억원으로 8000억원대까지 상승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운송 수입 감소 국면에서 재정지원이 급증하기도 했다.


"지원 방식에 상한을 두고 노·사·서울시가 책임을 공동으로 지는 구조로 전환해야"


경실련은 "준공영제는 교통이라는 공공 서비스를 개선하고 공공이 노선을 관리하는 대신 민간의 운영비를 보전하는 제도"라면서 "그런데 현행 협약·감독 체계는 표준운송원가 산정의 불투명성, 회계 검증의 한계, 과도한 배당 유인 억제 실패라는 고질적 문제를 반복적으로 드러내 왔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파업이 발생할 때마다 지하철 임시 증편 같은 임시방편으로 버티는 행정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준공영제 자체를 시민 관점에서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면서 "지금처럼 총괄 적자를 그대로 메워주는 구조를 유지하면 재정지원은 자동화되고 책임은 흐려진다"고 우려했다.


경실련은 그 대안으로 "지원 방식에 상한을 두고 노·사·서울시가 책임을 공동으로 지는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며 "안전·정시성·혼잡도·수요 대응·민원 개선 등을 성과지표로 만들고 성과에 따라 지원이 달라지는 연동체계를 즉각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정은 시민의 돈이며 교통은 공공서비스다. 파업 때마다 시민 불편과 재정 부담이 반복되는 구조는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면서 "서울시는 임시방편을 넘어 준공영제 전면 개편에 즉각 착수해야 하며, 6월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들은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 제도 개선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http://www.civilreport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533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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