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는 날짜만 기억"... 3.1절 명칭변경 수면위로

흥사단 기자회견, 독립선언절로 명명해야

by 이영일

"3.1절이요? 저 알아요, 유관순 누나가 만세 부른 날이예요"

"그날 쉬는 날이예요. 놀러가요"


이문초등학교에 다닌다는 한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들의 말이다. 이 어린이가 한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대다수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3.1절을 만세 부른 날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다.


3.1운동은 3월 1일 하루만 일어난 것이 아니고 3월 내내 제주도까지 퍼졌으며 두달동안 천여 번이 넘는 만세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였던 1919년 3월 1일 당시 일본 제국의 불법적 지배에 항거해 한국의 독립을 선언한 3.1절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1920년부터 '독립선언일'로 지정해 기념하기 시작했다. 당시 임시정부는 내무부 포고 제1호를 통해 3월 1일을 대한민국이 부활한 성스러운 날로 규정했다. 해방 직후인 1946년에는 미군정 군정 법률 제2호를 통해 국가경축일로 지정되었으며 이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직후인 1949년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통해 계승됐다.


3.1절을 독립선언절로 바꾸자는 움직임 수면 위로


올해는 이 3.1절이 107주년을 맞는다. 그런데 이 3.1절을 독립선언절로 그 명칭을 바꾸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문원 전 독립기념관 관장과 이택휘 전 서울교대 총장, 신복룡 건국대 명예교수, 정윤재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등 33명이 지난해 12월 3일, 3·1독립선언절 제정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고 오는 2월 4일 공식 발족 대회를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임시정부 내무총장을 지낸 도산 안창호가 설립한 흥사단은 올초부터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올라온 독립선언절 명칭 변경에 참여하자는 운동을 전개하며 3.1절 명칭 변경 운동에 신경을 쏟고 있다. (관련 기사: "3.1절 명칭, 3.1독립선언절로 바꾸자"... 그 이유는? )



IE003574043_STD.jpg ▲흥사단 활동가가 국회국민동의청원 동참을 요청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 이영일


3.1운동이 일어날 당시 안창호는 미국에서 대한인국민회 대표자 회의를 열고 3.1운동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는 연설을 하며 결의를 다졌고 5월에 상하이로 건너가 대한민국 임시정부 내무총장 겸 총리 대리로 임시정부의 조직을 정비하고 국내외 연락망을 구축하며 3.1운동 이후의 독립운동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틀을 구축했다.


올바른 역사 의식을 전하기 위해서는 단어의 개념이 정확하게 전달돼야 한다


김전승 흥사단 이사장은 22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흥사단이 독립유공자 후손돕기 운동을 전개하다보니 청소년들이 3.1절에 대한 역사 인식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올바른 역사 의식을 전해주기 위해서는 단어의 개념이 정확하게 전달돼야 한다는 것을 생각하고 그런 의미에서 3.1절이 아닌 진정한 의미의 독립 선언절이라고 하는 개념을 역사적 의미로 확인시켜줘야 한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경일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광복절 제헌절은 다 그 명칭이 그대로 존재한다. 그런데 3.1절만 그냥 3월 1일 삼일절 이렇게 되어 있다. 흥사단은 이 점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22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흥사단의 박철성 부이사장은 "우리는 그동안 3월 1일을 3.1절이라고 불러왔다. 하지만 숫자는 사건의 날짜만을 기억할 뿐 그날의 정신까지 담아내지는 못한다. 그날의 함성속에 담겼던 자주와 평화의 철학을 복원해 이를 독립선언절이라는 이름으로 완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IE003574046_STD.jpg ▲기자회견 모습 ⓒ 이영일


박 부이사장은 "왜곡된 식민사관의 침탈로부터 흔들리는 역사의 중심을 바로잡아 민족의 정기를 세우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식민지 근대화론과 같은 왜곡된 역사 인식이 우리 사회의 근간을 위협하고 있다. 1948년 건국설을 주장하며 독립운동의 역사를 지우려는 뉴라이트의 시도도 집요하게 이어지고 있다. 역사가 단절되고 가치가 흐려질 때 공동체는 방향을 잃는다. 이에 주체적 선언의 역사를 부정하려는 모든 시도에 대한 가장 단호한 응답으로 3.1절을 독립선언절로 명칭이 명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만길 흥사단 공의회 의장은 "3.1운동하면 단순히 시위 사건, 우발적인 만세운동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독립 국가를 선포하고 우리 국민이 대한의 주인이라고 하는 주권을 선포한 날이다. 민주공화국이 시작되는 새로운 첫 출발 출발이라고 하는데 큰 의미가 있는 것"이라 말했다.


한 의장은 "3.1절이라는 단순한 사건에서 더 나아가 더 큰 의미 역사적인 의미를 가지고 민주공화국을 설립한다고 하는 국민적 주창을 바로 담은 독립선언절로 명칭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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