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충돌방지법 등 설명, "섭외 시 반부패 이력 확인해야" 지적도
국민권익위원회(아래 권익위)가 과거 겸직금지 규정을 어겨 징계가 확정된 뒤 퇴사한 유튜버가 출연한 영상을 올렸다가 취재에 들어가자 삭제했다.
2일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지난 1월 30일 권익위 공식 유튜브 채널 '권익비전'에는 2023년 10월 겸직금지 규정을 어기고 영리활동을 한 것으로 드러나 감사원 감사를 받고 한국과학창의재단을 퇴사한 과학 유튜버 궤도(본명 김재혁)가 출연해 권익위 활동을 소개하고 이해충돌방지법 등을 설명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과학 유튜버 궤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인 한국과학창의재단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동시에 유튜브 활동으로 수익을 내고 외부 활동에서도 규정 금액보다 더 많은 돈을 받은 것이 감사원 감사에 적발돼 정직 2개월 징계가 확정된 뒤 스스로 퇴사한 바 있다.
그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유튜브 채널 '안될과학'의 유료 광고를 포함한 36개 영상을 비롯해 총 284회 영상에 출연해 수익을 냈고 2020년부터 2022년까지 143회의 다른 유튜브 채널 출연과 겸직 허가 없이 이뤄진 235회의 강연, 라디오, 방송, 저술, 칼럼 기고 등으로 8947만여 원의 사업 및 기타소득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일자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직장 내 겸직 규정 위반으로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밝힌 바 있다.
권익위 "외부 용역사 통한 인플루언서 협업사업... 꼼꼼히 못 살폈다"
권익위는 그가 출연한 '국민권익위원회 X 궤도, 반부패의 과학'이라는 이벤트를 실시하며 영상을 권익위 공식 채널과 블로그 등에 게시했다. 블로그에서는 "대한민국 반부패를 책임지는 반부패 총괄기관 국민권익위원회를 궤도가 논리정연하게 정리해 드립니다. 궤도가 설명한 국민권익위원회 반부패 성과 중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라며 댓글 이벤트 소식도 함께 전했다.
해당 영상에선 권익위의 주요 역할과 제도, 이해충돌방지법의 취지 등을 설명했다.
이 때문에 '겸직금지 위반 등의 전력이 있는 인물이 공직자 윤리와 반부패를 총괄하는 권익위의 공식 채널에 등장해 관련 제도를 설명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나온다. 출연자 선정 과정에서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지문 내부제보실천운동 상임고문은 2일 오전 기자와 한 통화에서 "권익위가 청렴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정작 과거 이해충돌 논란이 있었던 인물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자기모순이다. 권익위가 강사 등을 섭외시 반부패 이력 등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익위는 기자의 취재가 시작되자 해당 영상을 비공개했다. 현재 그의 영상은 권익위 공식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 등에서 모두 내려간 상태다.
권익위의 한 관계자는 2일 오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 소식을 기자님으로부터 듣고 깜짝 놀랐다. 외부 용역사를 통한 인플루언서 협업사업으로 진행됐다. 미리 알았으면 당연히 섭외하지 않았을 텐데 우리가 꼼꼼히 살피지 못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