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흑인 민권운동'의 상징, 제시 잭슨 목사 별세

2017년 파킨슨병 진단 사실을 공개한 이후 투병을 이어오다 17일 별세

by 이영일
PAP20260217278401009.jpg ▲미국 흑인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의 2016년 모습. AP=연합뉴스출처 : 한국NGO신문(https://www.ngonews.kr)

미국 흑인과 소외계층 권익 향상에 앞장선 대표적 인권운동가이자 두 차례 대선 경선에도 도전했던 제시 잭슨 목사가 향년 84세로 별세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고인의 유족은 1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그의 사망 소식을 전하며 “아버지는 가족을 넘어 전 세계의 억압받고 소외된 이들, 목소리 없는 사람들을 위해 헌신한 지도자였다”고 추모했다. 잭슨 목사는 2017년 파킨슨병 진단 사실을 공개한 이후 투병을 이어왔다.


제시 잭슨 목사, 마틴 루터 킹 목사와 함께한 미국 민권운동 세대의 핵심 인물


잭슨 목사는 1960년대 미국 사회를 뒤흔든 민권운동의 중심에서 활동하며 흑인과 사회적 약자의 권익 향상에 평생을 바쳤다. 특히 그의 정치·사회적 스승이었던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가 이끈 비폭력 인권운동에 참여하며 전국적인 주목을 받았다.

PAP20260217279001009.jpg ▲1980년 8월 5일 시카고 '오퍼레이션 푸시' 본부 밖에서 당시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였던 로널드 레이건이 제시 잭슨 목사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 AP=연합뉴스


이후 시카고를 기반으로 활동하며 1971년 흑인 경제 자립과 권리 확대를 목표로 ‘오퍼레이션 푸시(Operation PUSH)’를 설립했고 1984년에는 여성과 성소수자 권익까지 포괄하는 ‘전미 레인보우 연합’을 창립했다. 두 단체는 1996년 통합돼 ‘레인보우푸시연합(Rainbow PUSH Coalition)’으로 재편됐으며 그는 2023년 회장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50년 넘게 조직을 이끌었다.


탁월한 웅변가로 평가받던 잭슨 목사는 인종차별 철폐와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핵심 의제로 내세우며 미국 사회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했다. 정치권 밖 인물이었지만 국제 분쟁 지역에서 억류된 인질 석방을 중재하는 ‘개인 외교’로도 이름을 알렸다. 시리아, 쿠바, 이라크, 세르비아 등에서 억류된 미국인과 외국인들의 석방 과정에 관여하며 인도주의적 역할을 수행했다.


흑인 대선 후보의 길을 연 선구자...1984년 및 1988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출마


105756_83426_5927.jpg ▲지난 2018년 민중당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던 제시 잭슨 목사의 모습. 민중당


그는 1984년과 1988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해 흑인 유권자와 진보 성향 백인층의 지지를 끌어내며 돌풍을 일으켰다. 비록 당내 후보 지명에는 실패했지만 미국 주요 정당에서 흑인 정치인의 대권 도전 가능성을 현실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도전은 훗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08년 당선으로 이어지는 정치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오바마 당선 이전까지 주요 정당 대선 후보 지명에 가장 근접했던 흑인 정치인이 바로 잭슨 목사였다.


고령과 투병 속에서도 그는 사회 문제에 대한 발언을 멈추지 않았다. 2020년 미국 전역에서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를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당시 경찰의 과잉 진압을 강하게 비판하며 인종 정의 실현을 촉구했다.


반세기 넘게 이어진 그의 활동은 미국 민권운동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는 평가다. 인종과 계층, 성별을 넘어 연대를 강조했던 잭슨 목사의 삶은 오늘날에도 평등과 사회정의를 향한 과제가 여전히 진행 중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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