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청문회 종료, 유가족 “추가 수사로 처벌해야"

유가족 측, 합동검경수사팀 구성과 재수사 촉구, 추가 고소 등 추진

by 이영일

10·29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가 마무리된 가운데 유가족과 시민사회가 청문회에서 드러난 의혹에 대한 추가 조사와 재수사,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무혐의 처분을 받은 일부 책임자들에 대한 재수사와 재판 중인 주요 인물들에 대한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13일 논평을 통해 “청문회를 통해 참사 예방 실패와 구조 대응의 문제들이 다시 확인됐다. 특별조사위원회는 남은 조사 기간 동안 드러난 사실에 대한 추가 조사와 수사를 통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완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참사 당일 이태원역 무정차 운행 여부와 인파 관리 실패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져


이번 청문회에서는 참사 당일 이태원역 무정차 운행 여부와 인파 관리 실패가 주요 쟁점으로 다뤄졌다. 특조위가 실시한 시뮬레이션 결과, 지하철 무정차 조치를 조기에 시행했다면 참사를 억제할 수 있었을 가능성이 과학적으로 확인됐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그러나 당시 이태원역장은 경찰의 요청과 CCTV 상황을 인지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가족 측은 검찰이 해당 역장을 무혐의 처분한 점을 문제 삼으며 “청문회에서 드러난 사실을 고려할 때 기존 수사 결과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재수사를 촉구했다.


참사 현장의 환경적 요인과 행정 대응 부실도 도마에 올랐다. 청문회에서는 골목 일대 불법건축물이 인파 병목현상을 앞당겼고 80데시벨을 넘는 소음이 구조 활동과 현장 통제를 방해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또한 용산구청이 참사 이전까지 불법건축물에 대해 이행강제금 부과만 반복하는 등 사실상 방치하다가 참사 이후에야 고발 조치를 취한 사실도 지적됐다.

226186_228355_4614.jpg ▲13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있다. 연합뉴스


특히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법령상 설치 의무가 있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지 않았고 참사 이후 ‘긴급상황실을 설치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해 사실을 왜곡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청문회 과정에서는 참사 전후 박 구청장 측이 대통령 경호처 관계자와 여러 차례 통화한 기록이 확인됐지만 당사자들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수습 과정, 참사 당일 행정 대응 부실도 논란


구조·수습 과정의 문제도 확인됐다. 당시 현장 의료소에 임시영안소를 설치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용산소방서가 수용 능력이 제한적인 병원을 임시영안소로 지정하면서 다수의 시신이 병원 복도에 놓이는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


또한 “시신이 보이지 않게 빠르게 이송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증언이 청문회에서 제기되면서 희생자 분산 이송 과정의 의혹도 불거졌다. 유가족 측은 이 과정에서 희생자 신원 확인과 유가족 통보가 지연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참사 당일 행정 대응 부실도 드러났다는 평가다. 용산구 재난 담당 간부가 핼러윈 인파 밀집 위험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진술했으며, 참사 발생 이후에도 즉시 현장으로 이동하지 않고 귀가했다는 사실이 청문회에서 확인됐다고 유가족 측은 밝혔다.

226186_228356_4714.jpg ▲증인선서 거부하는 김광호 전 서울경찰청장. 연합뉴스


이와 함께 재난 대응을 위해 구축된 재난안전통신망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행정안전부와 서울시, 용산구 등 관련 기관들은 통신망 미활용의 이유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가족 측, 합동검경수사팀 구성과 재수사 촉구, 추가 고소 등 추진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청문회 내내 많은 증인들이 핵심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기존 기록과 다른 진술을 하는 등 책임 회피가 이어졌다”며 “특조위는 위증 여부를 포함해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금까지 진행된 경찰과 검찰의 수사에서 대통령실과 행정안전부, 서울시는 사실상 수사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청문회에서 드러난 사실을 토대로 재수사와 추가 기소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가족 측은 향후 수사 미비로 확인된 사안들에 대해 합동검경수사팀 구성과 재수사 촉구, 추가 고소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참사 발생 3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많은 의혹이 남아 있다”며 “지연된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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