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대에 연탄 5,030장 기부, 구슬땀으로 빚은 뜨거운 사랑의 현장
햇볕이 따스한 지난 19일 토요일 오후, 인천 부평구 산곡1동 인근에 청소년들과 부모님들이 삼삼오오 모여 들었다. 이 날은 인천 부평구청소년수련관(이하 수련관)이 마련한 ‘사랑의 연탄나눔’이 있는 날이었다.
‘사랑의 연탄나눔’은 올해로 두번째를 맞는다. 수련관 개관일인 11월 23일에 즈음하여 매년 주민들과 지역사회에 나눔의 장을 열고 있는데, 작년과 올해는 연탄 나눔을 주제로 삼았다. “그전에는 김장을 해서 이웃들과 나누기도 했다”고 수련관 청소년교육문화팀 홍보람 대리는 설명한다.
“산곡1동은 연탄 사용가구가 밀집한 지역이예요. 가구 세대주의 평균 연령이 74.6세인데요. 높은 고지대는 아니지만 골목이 좁아서 연탄 배달차량이 진입하기가 어려운 동네가 많습니다. 게다가 연탄값도 작년보다 한 장당 100원 정도가 올라서 지금은 800원입니다. 이분들이 겨울을 따뜻하게 나셨으면 하는 마음에 연탄나눔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이번 연탄나눔에 참가한 인원은 100여명이다. 초등학과 중학생이 제일 많다. 부평구의회 정유정 의원과 정한솔 의원도 참여했다. 가족 단위로 참가한 수는 열 가족 정도. 부모님과 자녀가 함께 구슬땀을 흘리는 기회는 흔치 않다.
참가자들은 부평구 관내에 거주하는 구민들이 대부분이다. 11세 이상 청소년이 포함된 가족과 14세 이상 청소년과 단체를 모집했는데 우연히 이 모집 광고를 본 한 태권도장 사범님이 단체로 참가하기도 했다. 사랑의 연탄천사 인천지부도 기꺼이 이 행사에 함께 했다.
이번에 사랑의 연탄나눔에서 배달된 연탄은 총 5,030장으로 19세대에 전달됐다. 이중 골목이 좁아 차가 들어갈 수 없는 12세대에 참가자들이 직접 연탄을 날랐다. 예산은 수련관에서 전액 부담했다.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모두 구슬땀을 흘렸다. 연탄 한 장의 무게는 3.6키로. 3시간동안 연탄을 나른 아이들의 등으로 땀이 ‘주르륵’ 흘러 내리기에 충분했다. 연탄을 깨뜨린 아이들은 올해 한명도 없었다. 행사 이틀전에 열린 사전 OT 덕분이라고 생각된다.
가족단위로 참가한 아버지들은 “아마도 몸살이 났을 것”이라고 수련관 홍 대리는 말한다. 1팀당 30명으로 구성된 긴 줄의 가장 앞과 뒤는 이 아버지들이 배치되는데, 이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행사 시작전에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줬지만 이 연탄나눔은 생각처럼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참가자들은 좁은 골목길에서 서로 힘을 모아 연탄을 날랐다. 게으름 피는 아이들은 단 한명도 없었다. 모두 자발적으로 사랑을 나누기 위해 온 청소년들이라서 그런지 한장 한장 나르는 손길에 열정과 사랑이 넘쳐났다.
박건호 부평구청소년수련관 관장은 “청소년들의 적극적인 지역사회 참여활동을 통해 지역을 더욱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생겼기를 기대한다”고 말한다. “힘이 드는 활동임에도 많은 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어르신들이 사랑으로 따뜻한 겨울을 나실 것 같다”는 박 관장은 이 수고를 청소년들과 그 가족, 수련관 직원들의 공으로 돌렸다.
“연탄이 무거워서 나르는게 좀 힘들었지만 어르신들께서 추운 겨울을 따듯하게 보내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고 뿌듯해서 더 열심히 할 수있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번에 또 하고 싶습니다.”
“이전까지 만화에서만 보던 연탄을 실제로 보게 되어서 신기했어요. 생각했던 것보다 연탄이 무거워서 ‘봉사를 하는 사람이 꼭 필요하겠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봉사활동을 끝내고 나서 한 할머니께서 고맙다고 말씀해 주셔서 힘들지만 웃을 수 있었어요.”
이번 봉사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가슴에 ‘보람’과 ‘나눔’을 몸소 접한 표정이었다. 봉사가 끝난 후 내년에 또 참여하고 싶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있었지만 아쉽게도 더 이상 연탄을 나눌 수 없다. 이 지역이 재개발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비단 이 산곡1동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코로나로 인해 연탄 봉사자 수는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봉사자 수만 즐어들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재개발이나 또 다른 이유등으로 연탄마저 사용할 수 없는 세대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번 사랑의 연탄나눔에 처음 참여한 청소년들은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 연탄 나눔의 경험이 될지 모른다. '연탄을 처음 봐서 신기하다'는 요즘 청소년들은 이 연탄을 나르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아마도 추운 겨울을 앞두고 연탄의 따뜻한 사랑이 땀에 젖은 온 몸 구석구석에 퍼지지 않았을까. 환하게 웃는 청소년들의 미소가 아름다운 부평구청소년수련관 ‘사랑의 연탄나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