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의 정책기획이사 채용

청소년 현장에서 채용 의혹 제기, ‘너무하는 거 아니냐’ 청소년계 “술렁

by 이영일

전국에 5개의 국립청소년수련원과 센터를 거느리고 있는 국내 최대 청소년 관련 준정부기관인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이하 진흥원) 정책기획이사(상임이사)의 취임을 두고 청소년 현장에서 '인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발단은 진흥원이 지난해 12월초, 전국 청소년관련 기관 및 활동진흥센터에 2년 임기의 김 모 상임이사의 취임을 알리면서부터다.


진흥원은 지난해 12월 5일부터 2024년 12월 4일까지 청소년활동 지원 및 청소년지도자 양성, 청소년활동 안전지원 업무를 총괄 지휘할 상임이사로 '김 아무개씨가 취임했다'는 공개 공문을 발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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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흥원은 지난해 8월 23일, "청소년의 균형있는 성장에 필요한 활동을 종합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청소년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함께 하실 상임이사 초빙을 공고한 바 있다.


상임이사의 자격 요건은 크게 4개로 ▲ 리더십과 비전 제시 능력 ▲ 청소년 분야 지식과 경험자 ▲ 조직관리 및 경영능력자 ▲ 청렴성과 도덕성 등 건전한 윤리의식을 가진 자다.


취임 안내 공개 공문을 살펴보면 김 상임이사는 1996년에 충암고를 졸업한 이후 미국에서 뉴욕 나소 커뮤니티 대학 (Nassau Community College)과 퀸스 컬리지 (Qqueens collegeof Cuny), 아델파이 대학교(Adelphi University)를 거치며 경영학을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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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상임 이사의 주요 이력을 살펴보면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0여년 동안 대화항공산업(주) 대표이사직을 수행했다. (주)다이코에서도 2012년부터 2017년까지 5년 동안 대표이사를 했다. 이후 2018년부터는 한국폴리텍대학 운영위원, 2021년부터 현재까지 경남교육청 자문위원, 작년 4월부터는 한국신지식인협회 중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청소년활동진흥원 정책기획이사 취임 두고 청소년계에서 "이상하다" 소문 파다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은 다음과 같다.


취재 결과 김 상임이사는 미국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이래 한국에서 광고회사에 잠시 근무하다 10여년 넘게 대화항공산업에서 작년말까지 근무했다. 이 회사는 경남 고성에 위치한 항공기 판금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그의 부친이 설립한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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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씨의 부친은 이 회사의 회장을, 자신은 사장으로 일해왔다. 지난 2017년부터는 부친의 뒤를 이어 사천공장을 추가로 가동하면서 판금부품 분야의 기계 가공과 조립등의 업무를 지휘해 온 것으로 취재 결과 확인된다.

그의 프로필상에 기재되어 있는 (주)다이코 대표이사도 대화항공산업의 100% 자회사의 사장으로, 사실상 김 상임이사는 그동안 가족 회사에서 12여년 정도 부품 금형제조와 조립계약 납품, 해외수출업에 종사하던 자다. 청소년계와는 직접적인 인연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 상임이사는 지난 2015년 한 언론(머니투데이)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버지의 영향으로 자신은 태생적으로 항공 산업에 집중할 수 밖에 없고 판금 부품 생산의 장인이라는 자부심이 높다"고 밝힌바 있다. 자기 스스로가 판금 전문가라고 밝힌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청소년기관의 김 모씨는 "10여년간 가족회사에서 작년까지도 일해온 판금 분야 경력자가 하루 아침에 그 일을 때려치고 준정부기관인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청소년 정책기획이사로 지원했다는 것이 쉽게 이해가 가겠느냐"며 "이미 청소년계 현장에서는 채용 압력 또는 권력의 압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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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청소년단체에 근무한다는 박 모씨는 "설사 지원이야 자기 마음이라지만 청소년계에 문외한인 사람을 상임이사로 선출했다는 것은 누가 봐도 정상적인 임용은 아니라고 말하는 것이 타당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실제 상임이사직에 지원했던 한 지원자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김모씨가 상임이사로 취임했다는 보도를 보고 '아, 내가 병풍(들러리)을 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진흥원 산하 국립 수련원장들이 대체적으로 최소 15년 넘게 청소년계에서 일했던 분들인데, 미국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하더라도 45세의 젊은 나이에 청소년계에 발도 한번 안 담근 사람이 얼마나 경영능력이 크다고 해서 일반 이사도 아니고 상임이사로 오면 이건 분명히 '센빽'이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것 아니냐"며 허탈한 듯 웃었다.


10여년 넘게 항공기부품 만들던 가족회사 다니다가 단번에 청소년정책 상임이사로?


의혹 제기는 또 있다. 올해 1월 17일자 대화항공산업의 홈페이지에 김 상임이사가 여전히 부친과 함께 대표이사로 기재되어 있다. 지난해 12월 초에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인사 발령이 났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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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확인해 본 결과, 지난 17일 현재 그 조직도에는 대표이사 회장과 대표이사 사장이라는 직책이 명기되어 있다. 김모 상임이사가 준 정부기관의 상임이사로 있으면서도 사실상 여전히 개인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들게 한다.


대화항공산업의 주식현황도 마찬가지다. 부친은 41.17%, 김 상임이사는 20.67%의 주요 주주로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이 결과 김 상임이사는 사실상 대화항공산업의 사장으로, 진흥원의 상임이사로 동시에 활동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을 상황에 놓여있다. 어느 것이 주업이고 어느 것이 부업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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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그렇다면 문제다. 진흥원 상임이사 자리가 공무원은 아니지만, 준정부기관의 상임이사로 겸직금지 위반과 영리 행위 금지 행위에 저촉된다는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현 진흥원 제6대 손연기 이사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 모양새다. 손 이사장이 지난 2014년 즈음부터 폴리텍대학 학장으로 재직했는데 김 상임이사는 2018년부터 한국폴리텍Ⅶ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손 이사장이 한국폴리텍Ⅶ 대학의 정부 지원 로비 등을 위해 청소년 기관 자격도 일천한 김모 이사를 상임이사로 선임했을 것이라는 설도 나돌고 있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여러 의혹에 대한 취재에 "공식 거부한다"


이같은 여러 의혹에 대해 정확한 내용을 알아보기 위해 기자는 지난 1월 2일과 1월 3일, 진흥원측에 김 상임이사와의 공식 인터뷰와 만남을 요청했다. 하지만 1월 8일까지 회신이 없어 1월 9일 재 통화를 요청했지만 전혀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1월 10일 진흥원 정 모 전략기획부장으로부터 취재 거부를 한다는 입장을 회신 받았다. 취재 거부 사유로는 "업무파악중이고 조직개편 등으로 바빠서 시간을 내기가 어렵고, 의혹이 있을 수는 있지만 그런 것에 일일이 답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거부 사유였다.


거부 의사가 "정 전략기획부장의 개인적 거부냐 아니면 진흥원의 공식 취재 거부로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공식 취재 거부다"라고 밝혔다.


김 상임이사는 전략기획부장을 통해 "채용 의혹이라면 더욱이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정 전략기획부장도 "정상적인 절차에 따라 진행이 되었고 부정은 없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진흥원은 청소년활동진흥법 제6조에 근거한 준정부기관이다. 이런 공공기관이 상임이사의 채용 의혹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자세한 설명을 요청하는 취재를 거부한 것은 이례적인데다가 '참 이상하다'는 의혹을 스스로 불러일으킨다.


진흥원이 물론 취재를 거부할 권리도 있다. 하지만 스스로 취재를 거부하면서 제기된 의혹을 스스로 반론할 기회를 버리는 이유는 무엇일지 의구심은 더 커졌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은 그냥 진흥원 직원들만의 개인 회사가 아니다. '청소년판 알기를 얼마나 우습게 알면 이런 경우가 다 있겠느냐' 라는 청소년계의 의혹 앞에서, 청소년계의 중심기관이라고 자처하는 진흥원과 본인이 이 물음에 어떻게 답할지 심히 궁금하다.


윤석열 대통령과 충암고 동문?


특히 그의 이력서에 1996년에 충암고를 졸업했다고 적혀있어 눈길을 끈다. 충암고는 윤석열 대통령이 나온 학교다. 그렇다면 그가 윤 대통령의 후배가 되는 셈이다. 혹시 청소년계의 지적대로 자격이 없는데도 단지 대통령과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다는 이유로 그 요직에 임명이 된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공정과 상식을 표방하고 출범한 윤석열 정부의 인사가 과연 이래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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