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작은도서관 지원 다시 시작 밝혔지만 공무원들 자의로 사업 폐지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사업을 폐지한다고 안내했던 작은도서관 지원 사업을 올해 다시 추진한다고 밝혔다. 세훈 서울시장이 자신이 내세우고 있는 '약자와의 동행'에 어긋난다며 시장에게 보고도 없이 사업을 폐지한 것을 강하게 질책하면서 180도 다시 바뀐 결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서울특별시 도서관 및 독서문화 진흥 조례’에 근거해 지난 2015년부터 작은도서관을 대상으로 한 지원을 실시해 왔다. 평균 150만원 안팎의 지원금으로 동네마다 위치한 작은도서관들은 새 책을 구입하거나 운영에 소요되는 경비 일부에 사용해 왔다.
작은도서관은 그동안 일상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독서문화 증진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독서문화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지역주민과 어린이들의 친근하고 훌륭한 독서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서울시(보조금심의위원회)는 작은도서관이 2010년 548곳에서 2021년 904곳으로 10년여간 급격히 증가한 반면 이용자 수와 대출 권수는 제자리 수준이거나 오히려 감소해 사업 성과가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같은 서울시의 시각은 작은도서관이 동네에서 가지는 복합적 기능과 상징적, 심리적 독서 문화 순기능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기계적 평가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게다가 이번 작은도서관 사업 폐지 결정은 서울시의회 결정도 아니고, 서울시 부서 차원에서 공무원들이 일방적으로 결정해 시행한 점이라는 면에서 서울시 공무원들이 주객이 전도된 행정을 한다는 비판마저 일고 있다.
이미 폐지 결정을 지난해 12월말에 각 자치구 도서관 담당 부서에 전달했음을 보고받은 오세훈 시장이 격노해 담당 부서를 강하게 질책하고 ‘작은도서관 사업을 계속해서 추진할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도 이같은 서울시 공무원들의 행태가 얼마나 고압적인 것인지를 여실이 보여준다.
논란이 일고 오 시장이 “다시 추진하라”고 지시하자 서울시는 “현재의 사업방식을 개선해 자치구와 구립도서관 그리고 작은도서관이 유기적인 상호 협력체계에서 운영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지역밀착형이라는 작은도서관 특성을 고려해 지역상황을 잘 알고 있는 자치구에서 지역 환경에 맞는 협력 및 지원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소요 재원은 추경 예산을 통해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자치구와의 협업을 통해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의 유기적 연결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헤프닝 아닌 헤프닝 사이에 작은도서관 지원은 다시 재개되지만 작은도서관을 보는 서울시 공무원들의 시각이 얼마나 일천하고 기계적인지 그 비판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한 작은도서관 관계자는 “민간 주도의 작은도서관은 세계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고유한 사례인데다가 생활밀착형 작은도서관은 독서 생태계의 혈맥을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실핏줄 같은 연결망이라는 평가가 존재하는데도, 실적을 내세워 10년이 다 되어가는 사업을 간단하게 폐지하고자 했던 서울시의 태도를 두고 서울시 공무원들이 시의원이냐”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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