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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영일 Apr 07. 2024

청소년유권자 89만..청소년 정치참여 활성화 과제는?

투표권 없는 청소년 위한 '모의투표', 생애 첫 투표 청소년 캠페인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코앞이다. 지난 5일·6일 이틀간 실시된 사전투표는 투표율 31.28%를 기록, 역대 총선 사전투표율 최고 수치를 갈아 치웠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6일 "사전투표에 전체 유권자 4428만11명 가운데 1384만9043명이 참여했다"고 알렸다. 그만큼 유권자의 관심이 높다는 말인데, 특히 이번에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하는 청소년들의 관심도 크다.


생애 첫 투표 청소년 89만명... 하지만 선거교육과 정치참여는 미비

▲  지난 6일, 서울 가재울청소년센터에서 열린 ‘첫 투표 썰푼다’ 토크콘서트에 참가한 청소년유권자들이 투표 참여 캠페인을 벌였다. ⓒ 이영일

2006년 4월 11일 이전에 출생한 청소년의 경우 이번 총선에서 첫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 인원은 89만 명에 달한다.  


청소년들의 사회 참여 의식이 높아졌지만 학교에서의 선거나 정치참여에 대한 교육은 부족하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2019년 12월, 공직선거법 개정에 따라 선거연령이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하향 조정되고 2022년 1월, 정당 가입 연령이 18세에서 16세로 낮추는 정당법 개정안이 통과됐지만 '교복입은 시민'으로서 생활속 정치 참여는 여전히 쉽지 않다.


투표권이 있든 없든 학교에서의 선거(정치)교육은 미비한 점을 보완하기 위한 시도가 그래서 이어지고 있다. 청소년기뿐 아니라 성인이 되어서도 올바른 정치 참여를 장려하는 풍토를 만들자는 시도를 주목하는 이유다. 


살아있는 선거교육 '청소년 모의투표', 전국 17개 시도 35개 지역에서 진행중

▲  청소년YMCA전국대표자회가 지난 2월 29일, [4.10 22대 국회의원선거 청소년모의투표 전국 발대식]을 진행했다. ⓒ 한국YMCA전국연맹


대표적 캠페인은 '청소년 모의투표'다. 투표권이 없는 청소년들에게 선거에 대한 직접적 경험을 체험활 수 있게 한다는 취지로 한국YMCA전국연맹과 청소년YMCA전국대표자회 등 청소년단체들은 지난 2월부터 '4.10 청소년모의투표운동본부'(아래 운동본부)를 조직해 전국 17개 시·도 35개 지역에서 2006년 4월 12일 이후 출생 청소년을 대상으로 선거인단 모집에 들어갔다.


이들은 실제 사전투표일인 4월 5일부터 이틀간 각 지역에 마련된 청소년모의투표장에서 가상 투표에 임했다. 실제 투표가 아닌 모의투표긴 하지만 투표 방식은 똑같았다. 오는 4월 10일에도 본투표가 이어진다.


이번에 청소년 모의투표에 참여했다는 고등학교 1학년 우혜빈(17, 창원시 마산합포구) 청소년은 7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마산청소년문화의집에서 청소년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이번 총선과 관련해 모의투표를 알고 참여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  지난 2월 29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4.10 청소년모의투표 경남운동본부 발대식. ⓒ 한국YMCA전국연맹

우 학생은 "총선 모의투표는 처음이지만 재작년때부터 특별히 선거가 없어도 체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모의투표를 해 오고 있었고 청소년 선거권도 낮춰야 한다는 활동도 하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어른들이 아직도 청소년들은 이런걸 (투표권) 잘 모른다는 식으로 치부하는데, 청소년들도 이 나라의 국민이고 충분히 투표를 할 정도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라고 말했다.


그는 청소년 모의투표에 대해 "청소년들이 투표권도 없고 학교에서 선거에 대한 교육이나 이런 게 없다보니 처음 선거를 할 때 이것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 잘 모르니 청소년 모의투표에서 한번 투표를 해 보면 미리 체험도 되고 연습도 되어 산 교육이라 생각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우리도 투표해"... 생애 첫 투표 청소년 위한 '투표한다람쥐' 캠페인 


반면,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캠페인도 눈길을 모은다. 


한국청소년재단이 18세 청소년 유권자들의 선거참여 독려를 위해 3월말부터 온오프라인에서 전개해온 '투표한다람쥐'는, 생애 첫 선거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첫 선거 썰푼다'라는 영상을 게시하는 온라인 캠페인, 소셜네트워크에서 'TO(투)표하는 YOU(유)권자'라는 챌린지로 진행됐다.

▲  한국청소년재단이 마련한 ‘첫 투표 썰푼다’ 토크콘서트 한 장면. ⓒ 이영일


지난 6일 오후 2시에는 서울 서대문구 소재 가재울청소년센터 3층에서 '첫 투표 썰푼다' 토크콘서트도 열렸다. '투표한다람쥐' 캠페인의 일환으로 열린 이번 토크콘서트는 생애 첫 투표 청소년 5명을 비롯해 20여명의 후기 청소년들이 모여 ▲선거 관련 상식 퀴즈 ▲생애 첫 투표한 이야기 ▲참정권에 대한 생각 등 청소년 유권자들의 솔직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생애 첫 투표 청소년 "진짜 투표에 설레... 정치·정책에 관심 갖는 또래 많다"


"서울 석관동 주민센터에서 처음으로 투표를 했어요. 중고등학생때 학교에서 학생회장 선거 투표도 해봤지만 말로만 듣던 진짜 투표에 참여하는거라 많이 설렜습니다. 뭔가 분위기가 달랐어요. 도장을 찍을때의 느낌도 달랐고 잉크라던가 이런 것, 또 투표용지도 여러 장이고 길던가 등등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이번에 첫 투표를 하게 됐다는 월곡청소년센터 청소년운영위원회 소속 나인채(20) 청소년의 말이다.


나씨는 7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주변 친구들만 봐도 확실히 정치나 정책에 관심을 갖는 친구들이 많은 것을 느꼈어요. 요새 사회적 이슈들이 많아서 그런지 투표에 대한 경각심이 늘어난 것 같고, 또 투표 참여 캠페인등도 늘어나서 그런지 젊은 층의 인식이 강해진 것 같아요"라고 또래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  '‘첫 투표 썰푼다’ 토크콘서트에 참가한 생애 첫 투표 유권자들이 가재울청소년센터 주변 거리에서 투표참여 독려 홍보에 나섰다. ⓒ 이영일


청소년들의 정치적 효능감 키워주는 사회적 노력 시급


이번 총선에서도 청소년의 목소리를 반영한 정당과 후보자들의 공약은 미비한 편이다. 늘 미래의 주인공이 아니라 이 시대의 주인공으로 성장하려면 청소년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청소년들의 목소리가 정치에 반영되어 정책으로 발현되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편, 한국청소년정책연대도 청소년들의 정치사회 참여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16세로 낮아진 청소년 정당가입 연령 자체를 폐지할 것과 교육감 선거 연령을 16세로 낮출 것, 학교운영위원회에 학생 참여를 법제화할 것, 청소년 선거(정치)교육 법제화등을 각 정당 및 후보자들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정치가 교과서에서만 볼 수 있고 나와는 상관없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로 청소년들에게 다가가서는 안된다는 것이 청소년단체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청소년의 정치참여를 아직도 어린 아이들의 치기어린 건방짐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여전한 상황에서 청소년들의 '정치적 효능감'을 키워주는 사회적 노력과 관심이 시급한 실정이다.

https://omn.kr/286t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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