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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만에..." 한국전쟁 집단학살 2명 신원 확인

함평군 월야면 남산뫼 사건은 한국전쟁시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

by 이영일

6.25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집단학살 사건 희생자 2명의 유전자 감식 결과 신원이 확인돼 75년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간다.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진화위)는 21일 “전남 함평군에서 발굴된 유해 16구에 대한 유전자 감식 결과 발굴 유해 2위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신원이 확인된 유해 2구는 사망 당시 12세였던 심모씨(1938년생)와 19세 정모씨(1931년생)로 모두 여동생을 둔 오빠였다.


심모씨의 유해는 여동생(73세)과 유전자 정보 비교분석 결과 남매 관계로 확인됐고 정모씨도 여동생(82세)과 유전자 정보 비교분석 결과 신원이 확인됐다.


이들은 '함평군 월야면 남산뫼 사건' 희생자 중 시신 미수습 유가족 16명의 유전자 시료를 진화위가 유전자 감식을 위해 사건 정황과 형질인류학적 분석 결과를 토대로 검사했다.


진화위에 따르면 ‘함평군 월야면 남산뫼 사건’은 1기 진화위가 2007년 7월 3일 진실규명 결정한 사건으로 한국전쟁시 군경에 의한 민간인 희생사건이다. 조사 결과 1950년 12월 7일 월야면 주민 남녀 80명이 군인에 의해 희생된 것으로 드러났다.


전남 함평군은 지난해 5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함평군 월야면 월야리 521-9번지(약 380㎡)의 봉분 15기를 조사한 결과 16구의 유해를 수습했다. 당시 봉분 9호에서 청년층 남·녀의 유해 2구가 합장된 채로 나왔다.


정근욱 함평유족회장은 “사건 발생 당일 희생자들 대부분은 유족에 의해 수습됐으나 미수습된 유해 16구를 마을 주민들이 1990년 4월 사건 현장(남산뫼)에서 서쪽으로 약 400m 떨어진 현재의 발굴지점으로 옮겨 매장했다”고 증언했다.


사건 당시 수습하지 못한 희생자가 20대 이하의 어린 남녀였다고 했는데 발굴된 유해 16구에 대한 진실화해위원회의 형질인류학적 분석 결과, 성별과 연령대가 일치했다.


한편 진화위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추진한 ‘유전자 감식 사업’의 결과, 유해 6위의 신원을 확인한 데 이어, 이번 2위 신원 확인까지 총 8위의 신원을 확인했다.


박선영 진화위 위원장은 “75년만에 신원이 확인돼 가족들 품에 안기게 된 것은 유족의 해원이라는 측면에서 그 의미가 크지만 일부에 그쳐 아쉬움이 많다”며 “진실화해위원회는 올해도 유전자 감식을 진행함으로써 많은 분들이 간절히 기다리는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http://www.civilreporter.co.kr/news/articleView.html?idxno=455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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