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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실 달걀 논란, 포장재에 사육환경 표시로 확산

조혜련 인스타 게시물로 불거진 '우아란' 달걀 논란

by 이영일

방송인 조혜련씨가 지난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선배 방송인 이경실씨가 운영하는 달걀 브랜드 '우아란'을 "너무 맛있다"며 사실상 응원 겸 홍보하는 글과 사진을 올린 이후 저품질 논란에 온라인 판매 중단, 심지어 산란계 동물복지 문제로까지 번지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조혜련씨가 소개한 '우아란'의 달걀에 난각번호 '4'가 찍혀 있는데 가격은 30알에 1만 5천원으로 '난각번호 1번보다도 더 비싸다', '사육환경 4인데 프리미엄처럼 보이게 파는 바가지 아니냐'등 누리꾼들의 비판이 온라인 상에서 급속히 확산된 상태다.


이경실 "사육환경과 품질은 무관" 주장


IE003551562_STD.jpg ▲난각번호는 산란일자와 생산자 고유번호, 사육환경을 표시한다.ⓒ 동물자유연대


난각번호는 산란일자와 생산자 고유번호, 사육환경을 말하는데, 예를 들어 난각번호가 '1004AB38E1'이라면 이 달걀은 10월 4일에 AB38E란 사업자가 닭을 야외에서 방목하며 낳은 달걀이라는 뜻이다. 사육환경 번호 '1'은 야외 방목, '2'는 실내 사육, '3'은 확장 케이지, '4'는 기존(배터리) 케이지를 말한다. 배터리 케이지는 마리당 0.05㎡로 A4용지 한 장 보다 작은 크기다.


그러니까 우아란 '4'는 달걀 중에서 사육 환경이 가장 안 좋은 곳에서 생산된 달걀인데 이를 난각번호 1·2번 달걀과 비슷한 가격대로 팔고 있다는 비판이 논란의 핵심이다.


난각번호에 따른 가격이 얼마 정도인지 알아봤더니 브랜드, 유정란/무정란 여부, 친환경 인증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략 '1'은 1만 3천원~1만 9천원대, '2'는 1만 1천원~1만 4천원대, '3'은 1만원대, '4'는 7천원~8천원대로 형성되어 있었다.


비판이 일자 이경실씨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일반적으로 4번 달걀 30구에 1만5천원은 비싼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우아란의 품질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어떠한 달걀보다 월등히 품질이 좋다"며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해명했다.


IE003551564_STD.jpg ▲방송인 조혜련씨가 지난 1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우아란’ 관련사진들. 지금은 해당 사진들이 식제된 상태다. ⓒ 조혜련 인스타그램


이경실씨는 "우아란 판매가격 기준은 난각번호가 아닌 HU(호우유니트)라는 품질 단위인데 매주 측정을 하고 19일 기준 105.9HU로 시중에서 판매하는 1등급란 기준 72HU보다 47% 신선해 품질만큼은 최고다. 난각에 표기된 1, 2, 3, 4번은 사육환경이며 달걀의 품질 등급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우아란이 높은 가격을 유지하는 이유는 사육환경이 아닌 원료와 사육방식의 차이며 난각번호 4번만 보고 품질을 판단할 수 없다는 것.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식품을 고를 때 무엇을 보느냐만 중요했지 즉, 양질의 달걀을 만든다는 자부심에 소비자의 마음까지 헤아리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경실씨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우아란 공식 판매처인 '프레스티지'는 19일부터 판매를 중단했다. 우아란을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 '아트테크닉 서울체험관' 홈페이지도 22일 현재 '이 상품은 현재 구매하실 수 없는 상품입니다'라는 안내와 함께 판매가 중지된 상태다.


동물자유연대 "더 나은 환경에서 자란 암탉이 더 건강한 달걀을 생산한다"


그런데 이 논란을 두고 동물자유연대가 21일 "이경실씨는 사육환경과 달걀의 품질은 별개라고 주장할 뿐 이를 뒷받침할 어떠한 실증적 자료는 제시하지 못했다. 배터리 케이지에서 사육된 닭이 낳은 달걀의 노른자에서 실내 사육 닭의 달걀보다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두 배 이상 높게 검출된 결과가 밝혀진 바 있다"는 입장을 내면서 논란은 산란계 동물복지 문제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IE003551565_STD.jpg ▲"기존 케이지에서 사육된 닭이 낳은 달걀의 노른자에서 실내 사육 닭의 달걀보다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가 두 배 이상 높게 검출된 결과가 밝혀진 바 있다"는 입장을 냈다. ⓒ 동물자


동물자유연대는 "열악한 사육환경에서 암탉이 받은 높은 스트레스가 달걀 품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더 나은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적게 받고 자란 암탉이 더 건강한 달걀을 생산한다는 것은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결론"이라며 이경실씨 주장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문제는 다른 데에도 있다. 해당 달걀이 배터리 케이지에서 생산된 달걀인데도 고급 포장과 좋은 사료 제공 등을 강조라면서 기본 케이지 달걀을 동물복지 달걀로 오인하는 구조적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


동물자유연대는 "소비자들이 달걀을 선택할 때 윤리적인 생산 환경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고려하고 있으나 현재 포장재에는 달걀 품질등급(1+, 1등급), 무항생제 여부, 세척 여부 등이 적혀 있지만 핵심적인 '사육환경' 정보는 달걀 껍데기인 난각에서 직접 확인해야 한다"며 산란계 사육환경을 포장재 전면에 명확히 표시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https://omn.kr/2g4v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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