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53개국 비준했는데 한국은 왜?
아동 또는 그 대리인이 권리가 침해됐을 때 국가인권위원회 등을 통해 할 수 있는 모든 구제 절차를 거쳤음에도 해결이 되지 않으면 유엔아동권리위원회에 직접 진정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있다. 이를 '개인진정에 관한 선택의정서(아래 제3선택의정서)'라 부른다.
1989년 유엔아동권리협약이 채택된 이후 2011년 12월에 유엔총회에서 아동이 자신의 권리 침해를 국제사회에 직접 알리고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유엔아동권리협약 제3선택의정서 청원권(Communications Procedure)이 제정됐다. 하지만 이후 전 세계 53개국이 비준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비준하지 않았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가 당시 문재인 정부때인 2019년, 한국 정부에 해당 의정서의 비준을 권고했다. 2023년에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같은 권고가 나왔지만 당시 윤석열 정부는 비준 권고를 수용하지 않았고 현재 이재명 정부도 마찬가지인 상태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보건복지부가 제2차 아동정책종합계획(2020-2024)을 통해 장기 과제로 아동권리협약 제3선택의정서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진전은 없었다"고 밝혔다.
커지는 제3선택의정서 비준 요구 목소리...국민의힘 김예지 의원 대표발의
최근 이 제3선택의정서를 비준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아동의 권리 침해에 대한 구제 절차가 충분하지도 않은데 권리를 침해당하더라도 국제적 구제 절차도 이용할 수 없는 것은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실제 학대 피해 아동과 보호 종료 아동, 난민 아동 등 취약층 아동은 교육, 돌봄, 주거 등 기본권 전반에서 극심한 차별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체적인 행동도 가시화되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5월 국회의원회관에서 비준 촉구 토론회를 연 바 있고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비례)도 같은 달 여야 의원의 초당적 공동발의를 이끌어 내 '개인진정에 관한 유엔아동권리협약 선택의정서 비준 촉구 결의안'을 대표발의했다. 지난 20일에는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과 세이브더칠드런이 국회 소통관에서 비준 촉구 아동기자회견도 열었다.
공감대가 커지자 국제아동인권센터,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칸나희망서포터즈, 한국아동단체협의회, 한국아동청소년그룹홉협의회도 연명으로 참여했다.
"난민아동도 이 사회에서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아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해 주세요"
김예지 의원은 "세계 아동의 날을 맞아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개인진정에 관한 유엔아동권리협약 선택의정서 비준 촉구 아동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미 전 세계 50여개국이 비준한 이 의정서를 대한민국이 아직 외면하고 있는 현실이 부끄럽다. 앞으로도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기후위기와 경쟁교육, 노키즈존, 이주배경아동 차별 등에 대해 아동 당사자 4명이 참가해 자신들이 쓴 글을 직접 낭독했다.
이중 샤이닝 학생(매화초 5)이 이주배경아동의 현실을 이야기해 주목을 받았다.
"난민 아동은 한국에서 자라고 학교에 다니며 살아가도 법적으로 완전히 인정받지 못한 채 불안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난민아동도 이 사회에서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아동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달라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