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혈세로 해외유람"논란에... 행안부까지 나섰다

행정안전부, 지방의회의원 공무국외출장 규칙 표준 개정안 권고

by 이영일
KakaoTalk_20251128_134951751.jpg


전국적으로 지방의회 의원들의 외유성 연수가 근절되지 않고 계속 반복되고 있다. 말은 연수지만 사실상 '놀러간다'는 불신이 팽배해 있는 상태다.


이를 두고 당사자들은 '그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는 것도 연수의 한 과정'이라고 주장할지 모른다. 그러나, 개인이 아닌 주민의 대표자로서 신분을 망각해선 안 된다.


국민권익위원회 점검 결과... 이게 진짜 연수?


2014년 12월 국민권익위원회(아래 권익위)가 243개 지방의회의 국외출장 실태를 전수 점검(2022년 1월부터 2024년 5월까지)했다.


조사 결과 243개 지방의회는 최근 3년간 915건 출장을 가면서 약 355억을 예산으로 지출했다. 지자체 예산으로 출장을 가면서 의원이 동행한 출장까지 합하면 1400건에 약 400억 원이 지출됐다. 그렇다면 이에 걸맞게 내용은 충실했을까.


출장 내용을 살펴보니, 유명 관광지가 있는 나라로 연수를 가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어떤 의회는 아예 방문지가 다 관광지로만 채워져 있었다. 항공권을 위변조해 실제 항공료보다 많은 금액을 예산으로 지출한 사례도 있었고 공금으로 술과 안주뿐 아니라 숙취해소제, 해장국, 영양제, 피로회복제까지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문제를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세금으로 의원들 관광 위주의 외유성 연수를 가는 경우고 또 하나는 연수비 과대 책정, 부풀리기를 하는 경우다. 이중 외유성 연수는 임기말에 집중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IE003554171_STD.jpg ▲'외유성 연수' 를 검색하면 넘쳐나는 <오마이뉴스> 기사들. ⓒ 오마이뉴스


경남 고성군의회의 경우 지난 9월 21일부터 5박 6일 일정으로 대만과 홍콩, 마카오로 국외공무출장을 떠났는데 외유성 연수라는 지적을 받으며 김해공항에서 항의시위까지 벌어졌다.


경남 창원특례시의회의 경우 지난 9월 전체 예산 2억 원을 들여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창원시의원 42명, 공무원 15명이 위원회별로 각각 영국과 프랑스, 일본, 호주를 다녀오고선 11월에는 손태화 의장을 비롯해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명이 직원 4명과 함께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대만을 다녀왔다.


서울 동대문구의회의 경우 지난 3년간 해외연수시 항공권 가격을 부풀려 청구해 3년간 약 3천만원의 혈세를 낭비했거나 횡령이 있었다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경찰도 혐의점을 가지고 수사 중이다. 대상은 여야 할 것 없이 19명 모두가 연류됐다고 진보당 동대문구 지역위원회는 주장하는 상태.


이 외에도 하나하나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외유성 연수를 항의하는 시위 소식 또는 비판 기사가 넘쳐나는 상황이다.


행정안전부, 지방의회의원 공무국외출장 규칙 표준 개정안 모든 지방의회에 권고


논란이 끊이지 않자 행정안전부(아래 행안부)는 26일, 단순 외유성 공무국외 출장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방의회의원 공무국외출장 규칙 표준' 개정안을 모든 지방의회에 권고했다. 지방의회 의원 임기가 1년 이하로 남은 경우 외국정부 초청이나 국제행사 참석 등이 아니면 아예 '가지 말라'는 내용이다.


의장의 연수 허가는 긴급성과 연수 결과의 활용성이 충족될 때만 가능하고 공무국외 출장심사위원회에는 외부전문가와 주민뿐 아니라 1개 이상의 시민단체 대표자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했다.


시민단체도 외유성 해외출장 근절이 필요하다며 한발 더 나가 "행안부가 지방의회에 권고한 내용을 각 지방의회가 실질적인 규칙 개정으로 이행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아래 경실련)은 27일 성명을 내고 "권익위 실태점검 결과를 반영한 행안부의 적극 행정을 환영한다"며 "공무 목적의 해외출장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지방의원의 과도한 해외출장은 외유성이라는 의심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경실련 "지방의회가 스스로 품격을 높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치 취하라"


경실련은 "출장 과정에서 발생한 각종 비리, 국내 현안을 외면한 채 해외출장을 떠나는 행태 그리고 출장 중 벌어지는 각종 불미스러운 사건 등은 지방의회의 품격을 스스로 실추시켜 왔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 권고안에 부당한 해외출장 의원에 대한 수사의뢰가 가능하도록 했지만 지방의회가 스스로 품격을 높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기를 기대한다"며 각 지방의회가 스스로 실질적 규칙을 개정할 것을 촉구했다.

https://omn.kr/2g7mp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합성니코틴 전자담배' 규제 한걸음  내딛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