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은 '가을 아침'
IU의 두 번째 리메이크 앨범 '꽃갈피 둘'의 선공개로 세상에 더 많이 알려진 노래다. 나조차 처음에는 IU 노래인 줄 알았을 정도로 공개 때부터 압도적인 인기가 있었다. 이 노래는 사실 아침이슬 20주년 기념 음반인 '양희은 1991'에 수록된 곡이다.
명실상부한 한국 톱 여가수로서 신선한 시도를 하고 있는 IU는 보통 자정에 곡을 공개하는 대신 곡과 어울리는 아침 7시에 기습 공개했다. IU의 소속사는 '성적과 무관하게, 팬들에게 아름다운 가을을 맞이할 수 있게 보탬이 되고 싶다'는 의도라고 설명했지만 이후 IU의 인터뷰에서 소속사가 걱정이 많았다고 했다. 순전히 본인의 파워로 밀어붙인 결과다.
이 노래의 특이한 점은 마치 시조를 이어 붙인 듯한 구조다. 4-4-4-4의 구조에 약간의 변형만 있는 가사와 리듬은 어릴 때 배운 시조와 많이 닮아 있다. 심플한 리듬에 보컬을 최대한 살려 그 평온함이 극대화된다. 두 가수의 노래는 같은 곡이지만 IU가 5 키를 올려 편곡함으로써 차별점을 두었다.
토닥토닥 빨래하는 어머니의 분주함과
동기동기 기타 치는 그 아들의 한가함이
심심하면 쳐대는 괘종시계 종소리와
시끄러운 조카들의 울음소리 어우러진
많은 의성어/의태어가 등장하기도 하고 가사의 대비가 절묘하다. 딸각딸각, 엉금엉금, 토닥토닥, 동기동기는 4음절의 어휘들이 리듬감 있게 전달된다. 가사 전체적으로 가을 아침의 고요하고 때론 부산한 그러면서도 정겨운 분위기를 전달해 준다.
그 많은 어휘 중에 '동기동기'가 귀에 들렸다. 동글동글하면서도 귀여운 이 단어는 가야금이나 비파를 뜯을 때 나는 소리를 나타낸다. 실제 음보다 훨씬 귀여운 표현이다. '딩가딩가'도 생각난다. 가사에서는 기타를 치는 소리도 '동기동기'로 표현했다. 기타 치는 의성어로 '동기동기'를 표현을 했었나 싶었지만 역시 곡의 분위기에는 '동기동기'가 적절하다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