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보다 더 시급한 문제는 없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로 인한 공공의 부족으로 500명 증원을 시도하려 했지만 잘 되질 않았다. 그리고 지금 2000명 증원을 가지고 나온 윤석열 정권 때문에 세상이 다시 한번 시끄럽다. 디올백 이슈 뒤에 바로 이어 붙어 이슈 잠재우기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지만 그간 대통령의 행보가 말과 정책이 따로 놀았지만 이 사안에 대해서는 이전 정권에서나 지금 정권에서나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기에 글을 남겨 본다.
의료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이기 때문에 '사망'이라는 키워드와 늘 닿아 있다. 그래서 의료 사고를 걸고 의사 충원의 명분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의사는 정말 부족한 것이고 그들은 자신들의 이득만 챙기고 있는 것일까?
의사 수 부족은 코로나로 인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전에는 이국종 교수님의 응급의학에 대한 지원 부족이 세상의 관심을 받기는 했다. 그리고 최근 많은 소아청소년과가 사라짐으로써 의사 수 부족은 현실에서 체감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반대로 동네를 둘러보면 개인병원들이 많이 보인다. 정말 의사수가 부족한 걸까?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의사는 매년 배출될 것이고 그렇다고 그만큼 은퇴하지는 않는 것 같다. 내 생각에는 있어야 할 곳에 의사가 없다는 느낌일 뿐이다.
의사라는 직업은 생명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존경을 받기도 하지만 동시에 비난을 받는 직업이다. 근처에 있는 의사에게는 부러움을 조금 멀게 있는 의사에게는 질투를 그리고 나이 어린 친구들은 동경의 눈길을 보낸다. 생명이라는 것과 연관되어 있기에 요즘과 같이 파업을 하려고 하면 바로 비난의 화살이 쏟아진다. 바로 체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가족이 있는 나에게도 병원 시스템의 마비는 무서운 일이다. 하지만 반대로 정부의 강력한 제재를 받는 것도 의사다.
의대 충원의 카드를 쓰기 전에 비인기 학과를 어떻게 살릴 건지 지방 의료를 어떻게 할 건지를 고민할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비인기학과를 의대 정원과 분리해서 받는 건 어떨까? 소아과 보험수가를 올려주는 건 어떨까? 물론 개인의 짧은 생각이다. 공공의료의 민낯을 보여주는 임야비 작가의 <그 의사의 코로나>를 읽어보면 단순히 공공의료의 수만 늘려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의사 증원 보다 더 관심 있게 봐야 하는 것들이 많이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부는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하면 비대면진료를 전면 허용하겠다고 했다. 그동안 많은 반대가 있었던 비대면진료를 혼란스러운 틈을 타서 진행하겠다는 생각이다. 내 생각이 너무 지나친 걸까? 프리먼식 '쇼크 독트린'이 생각났다. 모든 것을 다 부수고 새로 쌓아 올리는 방법이다. 그동안의 아픔은 당연시되고 모두의 것은 특정인의 것이 된다. 의료 민영화를 위한 '쇼크'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계속하게 된다. 지금 정권이 바로 뉴라이트들의 정권이기 때문이다.
갈라 치기는 비열한 정책이다. 간단한 메시지와 언론의 부추김으로 악마화시키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다. 민주화 지수가 높을수록 '쇼크 독트린'은 힘을 쓰지 못하지만 갈라치기에 약한 우리나라는 금세 서로를 향해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자유 경쟁은 꽤나 좋아 보이지만 맹점을 간과하지는 말아야 한다. 그것은 바로 돈 되지 않는 일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가장 큰 맹점이다. 가난한 사람을 위한 것들은 대부분 돈이 되지 않는다. 백화점도 VVIP들에 의해 유지된다. 더 비싼 것을 팔아야 한다. 패션이나 미용은 비싸면 하지 않을 수 없지만 식품, 의료, 전기 같은 것은 하지 않고 싶다고 하지 않을 수 있는 건 아니다.
표면에 드러난 것 이상을 보려고 노력하는 게 우리에게 필요할 것 같다. 기득권에게 손가락질하는 쾌감은 잠시일 뿐이다. 언제 긴급 호출이 올지 몰라 병원 근처를 떠나지 못하는 의사분들이 오늘도 감사하다. 의료 파업에도 묵묵히 나의 가족을 봐주시는 의사 선생님이 감사하다. 그렇다고 누군 착하고 누군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거리에 투쟁을 하는 사람이 있기에 나는 밥벌이를 하며 살 수 있다. 모두가 투쟁하면 망하기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부채감을 가지고 행동할 뿐이다. 오늘도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일은 투쟁하고 있는 사람들의 일이다. 그 속에 사심이 전혀 없을 수는 없겠지만 단순히 악마화하는 건 아니지 않나 싶다.
의사 충원보다 검찰 권력 분산, 정치제도 개선이 더 급한 일인 것 같지만 오늘도 나라님들은 자신의 일들은 뒤로 묻어두고 자극적인 이슈로 정국을 덮어나가는 듯하다. 누구에게는 의대 합격의 문이 넓어진 걸 수도 있다. 다른이 에게는 밥그릇 싸움의 문제일 수도 있다. 나는 단지 극단적인 어느 한쪽에 서지 않으려고 노력할 뿐이다. 그 팻말의 든 사람들의 저의에 대해 생각해 볼 뿐이다.
다른 사람을 끄집어 내리려 하지 말고 내가 올라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오늘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