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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곰씨 오만가치 Jun 10. 2024

급해지지 말자

무리해서는 지속 가능하지 않아.

  현재를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강할수록 다음 단계를 어떻게든 당겨보려고 애써본다. 이것은 매일 같은 양의 문제를 풀다가 마지막 장을 오늘도 당겨보고 싶어 덤비는 문제집 풀이와도 다르지 않다. 끝이 보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덤벼들기 쉽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그것은 그저 새로운 시작일 뿐이었다. 갈 길은 언제나 멀었다(아니, 길은 언제나 계속될 뿐이다).


  줄넘기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지금은 실내 자전거를 탄다). 퇴근 후 늘 줄넘기를 하면 주중에 4일 정도 할 수 있다. 비가 오거나 회사에서 너무 지쳐 돌아오는 날에는 몸이 따라주질 않는다. 그래도 꾸준히 하려고 노력했다. 꾸준함은 관성을 받아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끊어지면 다시 다독여야 한다.


작심삼일 하고 있다면 삼일마다 결심을 하라

  줄넘기를 하다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하고 싶은 게 많은 나는 참 많은 일을 벌여 놓았구나라고. 'One Thing'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B플랜은 없다'처럼 해야 하는데 나는 늘 많은 일 속에서 허우적대고 있어 여유가 없어 보인다(실제로도 없다). 그리고 그 중요도는 시간마다 바뀐다. 그러면 또 초조해지기 일상이다. 하지만 그런 것들이 당장 쓸모없어 보여도 중요한 순간마다 나를 살렸다. 당장 느리더라도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마침표를 찍을 있는 날이 온다.



  줄넘기도 한 번에 100개를 하고 걸려 쉬나 10개를 하고 쉬나 결국 하고자 하는 목표치까지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만 고쳐 먹으면 된다. 끝날 때까지 하자라고. 그리고 사실 목표에 도달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많이 차이 나지 않는다. 다리에 걸렸을 때도 그럴 수 있지라는 자기 합리화가 중요하다.


  요즘 다시 마음이 조급해짐을 느낀다. 빠르게 책을 읽고 빠르게 글을 쓴다. 뭔가를 해내야 한다는 강박이 다시 찾아들었다. 무언가를 빨리 잘하고 싶다는 생각은 나를 더욱 세차게 몰아친다. 그 사이 놓쳐버리는 것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애써 무시한다. 어떻게 가는지보다 어떻게든 도달하고 싶은 마음이다.


  나는 충분히 잘하고 있지만 여전히 모자란 사람이다. 그렇지만 초조해지는 말자. 앞으로 길도 계속될 것이고 뛰어가나 걸어가나 갈 수 있는 거리는 크게 차이 나질 않은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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