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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느곰씨 오만가치 Jun 13. 2024

독서 좀 할까요?

콘텐츠 생산 지망생은 성장 중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라는 곳에서 펴내는 <기획회의>라는 출판지가 있다. 이번 609호는 독서 모임에 대한 키워드로 글들이 담겨 있었다. 독서인구는 급속하게 줄어들고 있지만 독서를 하는 사람들은 더욱더 책에 집착하고 있다. 책을 대체할 콘텐츠가 많아지고 있지만 모든 콘텐츠의 바탕이 되는 글이라는 것은 결국 콘텐츠 제작자라면 피하지 말아야 할 것일지도 모르겠다. 책 그까짓 거 안 읽어도 되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글 일지도 모르겠다.


출처 : KBS


  우리나라 성인 10명 가운데 6명은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 2023년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량이 3.9권이었다. 2년 전보다 무려 0.6권이 줄었다. 하지만 고무적인 것은 20대의 독서량이 가장 많다는 것이다. 60대 이상보다 4배나 높은 수치였다. 눈에 띄는 수치는 월평균 소득이 500만 원 이상의 독서율은 54.7%에 비해 월 소드 200만 원 이하의 독서율은 9.8%였다. 독서할 여유가 없는 것인지 독서를 못해 살림살이가 나아지지 않았는지 섣부르게 판단할 순 없다.


  그래도 우리의 아이들은 여전히 잘 해내고 있다. 학생의 독서량은 성인의 10배에 달한다. 그리고 2년 전 대비해서도 4.4%나 상승했다. 일 년에 36권을 읽는다. 이들의 습관이 성인까지 유지되면 좋겠다는 것은 나의 작은 바람이다. (우리나라 대학생의 평균 독서량은 선진국 대학생의 3분의 1에 불과하다고 한다)


  K-컬처, 소프트파워 대한민국을 외치고 있지만 바탕이 되어줄 출판 지원은 올해 처참한 수준이다. 사양산업이라고까지 불리는 출판업을 살리기 위한 여러 노력들이 사라졌다. 역대급 '세수 펑크'를 내고 있는 정부가 고육지책으로 내놓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출판, 독서 관련 정책은 거의 전멸하다시피 했다.


출처 : 한겨레


  출판·독서 분야에서 없어진 정부 지원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국민독서문화증진 지원사업’(2023년 기준 60억 원)이다. 영유아들에게 ‘책꾸러미’를 지원하는 ‘북스타트’, 각종 독서모임을 지원하는 ‘독서동아리 활동’, 연중 캠페인인 ‘책의 해’ 행사 등이 이 예산에 주로 기댔는데, 올해 예산이 통째로 사라졌다. ‘북스타트’의 경우 양육자가 책꾸러미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연수 프로그램이 포함되는데, 예산 부족으로 올해부터 연수 프로그램 등은 제공되지 않는다. ‘독서동아리 활동’ 사업 역시 정부 지원에 힘입어 전국 400개 독서동아리에 활동비(연 80만 원)를 지원했지만 올해부터 활동비는 사라지고, 동아리들이 모여 활동을 공유하는 행사도 치르지 못하게 됐다. 대표적인 독서 캠페인인 ‘책의 해’ 사업은 지난 몇 년간 정부 지원을 받아 해마다 연령대별로 풍성한 행사를 벌여왔는데, 올해 ‘2024 어린이 책의 해’는 민간 재원으로 치러야 한다. - 한겨레


  올해 받아 본 열린책들에서 출간하는 <열린책들 편집매뉴얼 2024>의 서문에도 출판업계의 한숨이 느껴졌다. "책 읽으라고 캠페인을 벌여도 모자랄 판에 정부가 책 읽지 말라고 앞장서고 있다"라며 출판, 독서계에서는 비판한다. 눈에 보이는 곳에만 투자하면 결국 아랫돌 빼서 윗돌 얹는 것과 다르지 않다. 


  우리가 간절히 원하는 노벨상. 그들 나아의 월간 독서량을 비교하면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우리나라는 월평균 0.8권이지만 미국은 6.6권, 일본은 6.1권이다. 노벨상 수상자들 대부분도 엄청난 독서가였다는 것도 우연은 아닐 거다. 물론 기초과학에 투자하지 않고 돈 되는 교육만 한다는 게 원인일 수도 있지만 독서에 대한 홀대도 빠질 수는 없을 것 같다. 어릴 때 창의적인 아이들이 성인이 되면 보통의 인간이 된다.


  정보가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누군가의 콘텐츠의 재생산만 가득하다. 결국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려면 지식의 맨 아래에 있는 문자로 향해야 한다. 그냥 콘텐츠 소비자로 살 생각이라면 독서라는 것이 그렇게 크게 다가오지는 않겠지만 생산자가 되려면 분명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더 많은 책을 읽어야 할 것 같지만 나는 점점 그 말에 동의하게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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