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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지기 Nov 13. 2023

이렇게 시작합니다.

어릴 적엔 글 쓰는 일이 참 귀찮았다. 

물론 학교 숙제라 억지로 써갔지만 마음에 내키는 글은 아니었다. 

어린 시절부터 나는 에디톨로지였다. 창작은 힘들었다. 책의 앞표지, 뒤표지, 프롤로그 등의 적당한 문장으로 짜깁기한 독서 감상문을 제출하곤 했다. 그런데 칭찬을 받았다. 양심에는 찔렸지만 그냥 넘겨버렸다. 이게 내 첫 글쓰기 경험이다.     

 

막내를 2021년에 낳았다.

육아를 하면서 힘은 들지만 성장하는 아이들을 보니 잊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블로그에 사진과 함께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기억을 붙잡고 싶어서 글을 썼더니 하루를 관찰한 일지가 되어버렸다.

재미가 없었다.

힘들다는 글 투성이었다.


그때 브런치를 알게 되었다. 블로그도 하시고 브런치도 함께 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였다.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 같았다.

나는 글을 잘 못쓰니깐.

감정 결핍자가 되어 관찰 일기만 쓰고 있어서 시도할 생각도 못했다.

그런데 매일 브런치 생각이 났다. 여전히 관찰 일기를 쓰면서.

육아에 감정을 넣은 아름다운 글들을 보면서 공감하고 부러워했다.

이것이 한없이 부족함을 느끼는 나의 두 번째 글쓰기 경험이다.   

  

매일 바쁘다고 하면서 변화하고 싶었다.

나도 성장을 하고 싶었다. 

아이들과 함께 5년 후, 10년 후를 바라보며 함께 성장하고 싶다는 갈망이 커졌다.     

때마침 이은경 작가님께서 진행하는 ‘슬초브런치 프로젝트 2기’를 모집한다는 글을 접했다.

‘이거다!’

망설이지 않고 바로 신청했다.

100명이 넘는 동기들이 있고 눈에 띄지 않게 활동하고 있지만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는 사람이 이렇게 많구나! 정말 반갑고 기뻤다. 그리고 감사했다.     


그런데...

나는 글을 잘 못쓰는 게 맞았다.

브런치에 몇 번이나 떨어졌다. 매주 강의를 들으면 작가님이 숙제를 주시는데, 합격하지 못한 나는 숙제를 할 수 없었다. 정~~~ 말 숙제가 하고 싶었다.    

  

그리고 드디어 합격의 이메일을 받았다. 


두근두근 두근두근

심장의 떨림이 느껴진다. 감정이 살아나는 것을 느낀다. 

‘나도 이제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겠다.’ 다행이다.

'드디어 숙제를 할 수 있겠다.'


나도 한 발은 내딛은 것일까?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고프다.


이렇게 브런치 글쓰기를 시작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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