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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지기 Jun 18. 2024

아이들의 놀이 에너지

출처: 픽사베이


"엄마~ 자기 싫어~"

요즘 우리 아이들이 하는 말이다. 오히려 첫째는 8시 30분이 되면 침대에 눕는다. 둘째와 막내는 하루를 너무나 아쉬워한다. 알고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놀이 에너지가 부족해지면 나타나는 현상이다. 놀이 에너지가 부족해지면 잠도 안 자려고 하고, 엄마 껌딱지가 되려고 한다.   


첫째를 출산하고 돌이 될 때까지 아기는 울기만 하고, 엄마에게서 떨어지지 못하는 존재라고 생각했다. 정도의 차이만 있지 거의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우리 첫째는 돌이 될 때까지 바닥에서 잔 적이 없다. 그래서 머리 모양의 변형도 없다. (둘째랑 옆통수 납작, 막내는 뒤통수 납작) 첫째를 키우며, 우리 첫째는 '사랑의 그릇'이 엄청나게 크거나 이 그릇을 채우기 위해 엄청난 애정을 쏟아야 함을 느꼈다. 나중에 여러 육아 서적을 읽다 보니 이 사랑의 그릇을 '기질'이라 표현하는 것을 봤다.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채워야 하는 사랑의 양이 100이라고 치면 10만 가지고 태어난 아이는 부모가 90을 채워 주워 야하고, 80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는 부모가 20만 채워줘도 아이는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우리 첫째는 정말 0.001 정도만 가지고 태어난 느낌이었다. 종일 함께 뛰어놀고, 책읽어 주고, 함께 춤추는 생활을 했다. 일반인은 쉬울 수 있으나 출산 후 회복 중인 산모는 사실, 힘들었다. 하지만 그만큼 힘들었고 고민했기에 이제는 눈빛만 봐도 뭐가 부족한지를 아는 엄마가 되었다. 그리고 둘째와 막내를 함께 키우며 '사랑의 그릇'을 더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행이고 둘째와 막내는 조금만 채워주어도 만족스러운 얼굴로 잠에 들었다. 


9살 첫째는 이제 서서히 독립을 하고 있다. (사랑의 그릇이 거의 찰랑찰랑이다.) 스스로 하는 것들이 늘어나고 있고, 책임진다는 말의 의미도 아주 조금은 알고 있다. 어른들의 세상사도 조금씩 관심을 보인다. 


6살 둘째와 4살 막내는 요즘 사랑의 그릇이 자주 비워진다. 어디서 그 사랑 에너지를 쓰고 오는지 모르겠는데, 여전히 채워주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사랑의 그릇은 부모와의 놀이 에너지로 채운다. 어린이집과 태권도가 끝나면 둘째와 막내는 4~5시쯤 집으로 온다. 바로 저녁을 먹고, 엄마와 놀아야 하는데 엄마가 놀아주지 않는다. 요즘 엄마는 미래에 대한 생각이 가득 차서 너희끼리 놀라며 몇 걸음 뒤에서 떨어져 있었다. 그랬더니 잠을 자지 않는다. '아, 내가 미래를 보느라 현실을 놓쳤구나.' 더위에 져버린 나의 컨디션으로는 아직 감당이 안된다. 다시 현실의 아이들에게 집중하자고 다짐하는 글을 써본다. 


놀이 에너지로 너희를 녹초로 만들어 버리겠다아! 

엄마의 각오가 이만큼이다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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