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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형목수 Aug 18. 2022

골프 내기 게임 《 스크래치 게임 》

악마의 게임, 스트로크 플레이

악마의 게임, 스트로크 플레이.


골프의 속성을 그대로 대변해 주는 게임으로 겜블링을 즐기는 고수들의 도박에 가까운 플레이다.


절정의 긴장감으로 심장마비가 올 정도로 스트레스 강도가 높으며 패배했을 때 굴욕감만큼 돈을 땄을 때 짜릿함은 포커게임보다 스릴이 더하다.


가끔 골프장에서 심장마비 사고가 일어나는 것도 이 게임 덕분이 아닌가 한다. 약육강식의 늪에서 18홀을 다 돌고 나면 혼이 다 빠지는 느낌이다.


스트레스 강도 : ●●●●●

난이도 : ●●

몰입도 : ●●●●●☆☆☆


룰은 간단하다. 한 홀을 끝낸 다음, 결과에 따라 하수가 상수에게 차이나는 타수만큼 돈을 바치는 게임이다.


시작하기 전에 차이나는 핸디 타수만큼 고수가 하수에게 돈을 미리 각자에게 지불한다.


플레이 시작 후 각 홀이 끝날 때마다 4인 플레이에서 타당 1만 원이라고 가정할 때 꼴찌는 1,2,3등에게, 3등은 1,2등에게, 2등은 1등에게 피라미드 식으로 돈을 상납하게 된다.


여기에 버디를 한 사람이 있으면 버디값도 추가하여 주어야 하고 전 홀에서 모두 비겨 승부가 나지 않거나 트리플 보기, 더블파, 버디 등이 있을 때 다음 홀이 배판이 되므로 거의 타당 2만 원 꼴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A, B, C, D의 골퍼가 플레이를 펼친다고 가정하고 한 홀에서 A가 파, B가 버디, C가 더블, D가 트리플보기를 했다고 하자. 배판인 경우 D가 B에게 버디값을 보태어 10만 원, A에게 6만 원, C에게 2만 원, 도합 18만 원을 한 홀에서 빼앗기는 것이다. 역시 C는 B에게 8만 원, A에게 4만 원을 주어야 하고 A는 B에게 4만 원을 바쳐야 한다. B는 버디 한방으로 22만 원을 벌게 되는 구조이다.


이 과정이 18번 홀 내내 지속되므로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는 노릇이다. 야심 차게 휘두른 드라이버가 만약 OB라도 나고 나면 정말 울고 싶은 심정이 된다. 1 벌타를 받고 다시 티샷을 잘했다 해도 최고의 결과가 더블 보기이고 트리플이나 양파가 눈앞에 놓여있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한 셈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마추어 경기이기 때문에 더블 파 이상의 스코어는 편의상 없는 것으로 하기 때문에 출혈을 그나마 줄일 수가 있지만 간혹 심하게 경기하는 팀들은 더블 파 이상일 때도 홀 아웃할 때까지 점수를 계산하는 경우도 있다.


왜 배판까지 만들어 호주머니를 털려고 하느냐고 물어보면 고수들은 하수들이 돈을 많이 잃었을 때 빨리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란다. 이것만큼 가증스러운 거짓말이 있을까? 다음 홀이 배판일 때 고수가 더 딸 확률이 높은가, 아니면 하수가 딸 확률이 높은가? 어린아이도 알 수 있는 대답에 막상 내기판에 서면 꾐에 넘어가 내가 이길 수도 있지 하고 착각이 든다.


골프는 스스로에게 정직한 게임이며 어떠한 경우에도 트릭을 써서는 안 된다. 골프는 용사처럼 용맹하게 플레이하고 신사처럼 매너 있게 행동하는 스포츠라고 하지 않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 앞에서는 못할 짓을 하는 것이 인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골프장에서 일어나는 부끄러운 속임수들을 알아보자.


우선 남이 보지 않을 때 볼을 자주 만지는 사람이 있다. 잔디에 묻혀있는 볼을 발끝으로 살짝 올려 라이를 좋게 해서 치면 훨씬 정확도가 높기 때문에 한번 재미를 보면 그 유혹을 버릴 수가 없다. 만약 국제 대회라면 물론 2 벌타가 가해져야 하고 의도적으로 기만했다고 판단 시는 선수자격이 상실된다.


그리고 날아간 볼이 분명 해저드나 오비 지역으로 날아갔는데도 먼저 혼자 달려가서 몰래 볼을 떨어 뜨리고는 볼이 살아 있다고 뻔한 거짓말을 하는 비겁한 사람도 있다.


그 유명한 '알까기"이다. 바지 호주머니에 구멍을 내어 볼을 바지 깃 사이로 흘러내려놓고는 ' 어! 내 볼이 여기 있네 '라고 능청스레 우기는 일이다. 이럴 땐 싸울 수도 없고 따지기도 민망하고 어이가 없을 뿐이다.


게임만 하지 않는다면야 상대방이 무슨 짓을 하던 내가 알 바가 아닌데 거짓으로 내 호주머니를 털려하니 당장 미칠 지경이 아닌가!


골프 룰은 모두에게 공평하게 적용하기 위하여 자세하고도 엄격하게 기술되어 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골프룰이 맞다고 우기다가 결국 골프채를 휘두르며 싸우다가 평생 원수로 안 보고 사는 사람도 보았다.


나에게 룰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타인에게 관용을 베풀라는 말이 있는데 실상은 남에게는 엄격하고 자신에게는 용서가 되는 것이 인간의 한계일까?


PGA룰이 기본에 있고 그 위에 로컬 룰이 있으며 4 썸 룰이 최상위이다는 말이 있다. 애매한 경우는 나머지 세 사람의 의견을 물어 일치가 되면 우리 아마추어 경기에서는 통용될 수가 있으므로 구제받고 싶은 볼이 있을 경우 동반자에게 물어보고 허락을 구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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