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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형목수 Sep 02. 2022

로드 킬

삶과 죽음이 스쳐가는 찰나의 순간


          로드 킬


나는 보았다

길을 건너는 다람쥐에서

영원과도 같은 찰나의 순간을


나는 보았다

삶과 죽음의 그 틈바구니에서

순간 몸을 움츠리며 정지하는

장엄한 순간을


나는 보았다

살기 위해서 몸부림치다가도

죽음 직전에 과감하게

숨을 멈추고 정지하는

포기의 순간을


영원처럼

영원처럼

순간을

순간을

보았다




찰나의 시간은 얼마인가?

순간의 시간은 얼마인가?

식간의 시간은 얼마인가?


그 시간의 길이를 깨알처럼 계산해 놓았다.

불교 경전에서.


찰나는 산스크리트어 'ksana' 불교식 시간 개념이다. 75분의 1초라고도 하고 0.013초라고 계산한다.

명주실이 끊어지는 그 순간에 900번의 생멸이 이루어지는 윤회가 돌고 돈다.


순간은 눈 한 번 깜빡이는 시간.


식간은 숨 한 번 내쉬는 시간.


순식간은 24 찰나라고 한다.


1초의 시간도 잡을 수 없는 시간. 그 시간을 비집고 들어가 생명을 본다.


순간의 생명을.

찰나의 생명을.


138억 년의 우주의 시간에서 보는 생명은 찰나이다.

찰나의 시간에서 보는 생명은 우주이다.


명은 찰나의 시간 속에서도 살고 영원의 시간 속에서도 산다.


그리고 죽는다.


찰나의 죽음을.

순간의 죽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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