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형목수 Sep 15. 2023

프롤로테라피(Prolotherapy), 증식치료의 비판

관절, 인대손상에서의 증식치료


인구의 95% 이상은 일생 중 반드시 한번 이상의 급성 요통을 경험한다. 우리 몸의 수천 개가 넘는 근육과 인대에 급성 염증으로 인한 통증은 인구의 100%가 일생 중 반드시 경험한다고 할 수 있다.


이 글을 마주한 고마운 독자께서도 몸 어디의 참기 어려운 통증으로 병원을 찾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가령 어깨가 심하게 아파 정형외과 병원을 찾았다고 가정하자.  정형외과 전문의의 진찰 후 X-선 또는 CT나 MRI 촬영, 검사결과 판독과 함께 치료방향 설정, 처방, 물리치료, 약국 방문의 경로로 치료가 진행된다.


상기의 과정은 의료 전문가의 조언과 치료를 전제로 하지만 그 과정이 국민 건강 보험이라는 강력한 공공보험의 범위 안에 위치하고 있기에 의사로서 상식을 벗어난 과잉진료나 과잉치료가 의료보험공단의 감시로 원천적으로 차단될 수 있다. 불필요한 검사를 남발하였다거나 고가의 의료 약제를 남용하였다가는 병원에 오히려 해를 미칠 수 있으므로 의료보험 수가가 책정되어 있는 의료행위에는 의사의 주의가 매우 필요한 실정이다.


그러나 국민 의료보험 범주를 벗어난 비보험 치료에서는 병원의 수입과 직결되고 의료보험 공단의 간섭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현대 상업주의적 병원이 주도적으로 비보험 치료를 개발, 환자에게 부가시키는 실정이다.


그중에 하나가 증식치료, 프롤로 테라피이다.


이 치료가 비보험이라면 이것이 불법 치료인가? 아니면 치료원리가 없는 황당무계한 사이비 시술인가?


그렇지 않다.


증식치료는 나름대로 유구한 역사와 미국 정형외과 학회의 수많은 리서치 논문에서 그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그러면 왜 비보험인가?


추측하건대 아직 증식치료의 효과에 인과관계가 확립되었다고 볼 수 없고 증식치료로 정형외과 교과서에 표준치료법으로 수록되지 않고 있기에 비보험 분류에 넣고 있지 않나라고 생각된다.


프롤로 테라피(Prolotherapy)는 증식하다는 의미의 Proliferation에서 유래된 것이다. 즉, 손상된 인대나 관절에 주사를 통하여 의도적 염증을 유발한 뒤 자연 치유의 과정인 섬유아세포등의 치유세포를 증식시켜 손상부위를 복구하고 안정시키는 원리이다. 이론도 완벽하고 많은 임상 케이스에서 높은 회복률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원칙 없는 치료이거나 사이비 시술은 아닌 것이다.


증식치료의 역사는 약간의 과장과 함께 기원전 이집트 문명까지 올라간다. B.C 1350년 경에 절름발이 소에게 뜨거운 쇠침을 찔러 치료하였다는 기록이 있고 B.C 400년경에 그 유명한 히포크라테스가 어깨 탈구 환자에게 불에 달군 포크를 찔러 넣어 염증을 유발시키고 나은 반흔 조직에 의해 어깨가 더 이상 탈구가 되지 않았다고 하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그 후에 탈장치료에 쓰여 오다가 본격적으로는 1930년 경 닥터 제드니(Earl Gedney. DO)가 본인의 엄지를 요오드 용액을 주사하여 치료함으로써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 후 1950년대와 1980년대에 미국의 여러 대학에서 리서치를 거쳐 주로 덱스트로즈라는 고단위 포도당 수액을 주사하는 방법으로 발전되었다.


말하자면 병원에 입원하면 무조건 팔뚝에 주사하는 링거라고 하는 포도당 수액을 인대손상 부위에 주사하는 것이다.


현대에 와서는 포도당 주사의 효과가 불확실하여 자가 수혈 혈소판(PRP. Platelet Rich Plasma)이나 미분화 세포(Stem Cell)로 대치하여 많은 병원에서 비보험으로 시술되고 있다.


참고로 미국에서 포도당 증식치료 1회 치료비가 200불에서 1000불 정도이며 PRP치료는 1회에 기본 500불에서 2000불 정도로 나와 있다.


과연 이 치료법이 가장 효과적이고 최선의 방법인가?


단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린 인체의 근육, 인대, 관절은 세월에 따라 몸이 늙어 가듯이 노화해 간다. 대부분의 만성 통증은 기계를 오래 쓰면 고장이 나듯이 노화에 의한 퇴행성의 결과이다. 나이 든 관절을 젊은 관절로 시간을 돌리려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다.


급성 인대, 관절 손상은 증식치료를 하지 않아도 내 몸 스스로가 이미 자연치유로서 증식치료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좀 인내심을 가지고 기본 진통제로서 기다려 볼 일이다.


만성 퇴행성 염증은 사실 모두 다 소진하고 새로운 인공관절로 대치시키는 것이 표준 치료이며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증식치료가 인기가 없는 이유는 오히려 더 아프게 하는 치료이니 환자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치료자와 환자 간에 강한 신뢰와 장기간의 인내심이 없으면 실패하기가 십상이다. 돈은 돈데로 들고 아프기는 여전하고 의사가 원망스럽다.


치료의 결과도 해봐야 알 수 있을 정도로 모호하다. 만약 이 치료로 나은이가 있다면 증식치료보다는 다른 약의 병용, 물리치료,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치유로 나았을 확률이 높다.


의사가 증식치료를 권유할 때는 좀 더 곰곰이 생각하고 결정하도록 하자.

매거진의 이전글 말기 암환자의 마지막 소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