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부작용에 시달리고나서야 정신과 의사의 존재 이유를 깨달았다
콘서타에 대한 의존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걸 느꼈지만, 애써 외면했다. “하루쯤은 괜찮겠지”라는 마음으로 45mg을 복용하라는 처방을 따르면서도, 콘서타 국내 공급 불안정으로 추가로 받았던 약을 함께 복용해 54mg을 먹었다. 그렇게 하면 더 나아질 것 같았고, 더 괜찮아질 것 같았다. 그래, 더 좋아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45mg을 복용한 최근부터, 인데놀을 먹고 있음에도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아무 이유 없이 들뜨기 시작했고,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근거 없는 자신감에 휩싸여 일을 벌리곤 했다. 그리고 54mg을 먹은 날, 심각한 부작용이 찾아왔다. 단순히 커피 때문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몸 상태가 너무 이상했다. 들뜬 기분은 폭발할 것처럼 느껴졌고, 심장은 단순히 빠르게 뛴다고 말하기엔 감당이 안 될 정도로 격렬했다. 급기야 손이 덜덜 떨리기 시작했다.
그제야 문제가 있다는 걸 인식했다. 의사 선생님께 증상을 말씀드렸다. 45mg을 복용한 이후 집중력이 좋아지는 걸 넘어서, 너무 들떠 산만해지고 집중이 안 되며, 과도한 자신감과 이유 없는 흥분으로 일을 벌이고 있다고. 선생님은 기분 상태를 -, 0, +로 표현하며, 콘서타는 기분을 0까지 올리도록 돕는 약이지, +1, +2, +3으로 과도하게 올리지는 않는다고 설명하셨다. 이어서 "이 자리에서 조울증이라고 확진할 순 없지만, 보통 이런 부작용을 느끼는 경우 조울증 유전적 요인이나 특성이 있는 사람에게서 나타난다"고 말씀하셨다.
결국 선생님은 항우울제를 모두 제외하고 아빌리파이정을 증량하기로 했다. 또한, 콘서타 외에 다른 ADHD 약을 함께 복용해보는 방법도 제안하셨다. 하지만 나는 콘서타의 '각성' 효과가 내게 너무 큰 장점이었기에 약을 바꾸는 걸 고집하고 싶었다. 그럼에도 선생님 말씀을 듣다 보니,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권유를 받아들이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선생님의 상세한 설명은 머리가 아플 정도로 복잡하게 느껴졌지만, 결국에는 말씀을 따르는 게 옳다고 판단했다.
작년까지만 해도 진료실에서 늘 힘들다, 우울하다 같은 이야기만 주로 했다. 하지만 이번엔 약물 부작용에 대한 논의로 10분 넘게 진료를 받고 나니, 정신과 약을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단순히 우울할 땐 항우울제를 먹고, 더 우울하면 용량을 늘리는 식으로 생각했던 내가, 약물 치료가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걸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