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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호정 Aug 10. 2016

우리들 손의 '나비',
그리고 미래라는 '태풍'

영화 '나비 효과'에서 찾은 '선택'의 의미

나비효과


'나비의 미세한 날갯짓 한 번이 지구 반대편에서는 태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라는 이 이론은 '우연'에 기인한 결과가 처음 사건이 갖고 있는 크기와 비교하여, 후에 매우 크게 작용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선택의 기로에서 우리가 하는 여러 '선택'들은 다양한 결과를 낳는다. 그것은 단지 다음에 일어날 일뿐만 아니라, 먼 미래에 일어날 일까지 예상치 못할 정도로 아주 큰 영향을 미치곤 한다. '나비효과'을 토대로 만들어진 '카오스 이론' 또한, 이러한 '혼합성', '주기성', '초기 조건의 민감성'을 성질로 갖는 것으로 '나비효과'와 같은 맥락을 가진다.


때문에 우리는 종종 상상하곤 한다. '내가 그때 이런 선택을 했으면 어떻게 됐을까?'하고 자신의 과거에 놓인 '선택'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과거 유명 TV 프로그램인 'TV인생극장'에서 '그래, 결심했어!'라고 말하며, 선택에 의한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보여주며 그 궁금증을 유쾌하게 풀어나가곤 했다. 그리고 2004년 이러한 '나비 효과'를 주제로 한 영화가 개봉했다. '에릭 브레스', 'J. 마키에 그러버'감독은 주제를 그대로 제목으로 차용한 '나비 효과'라는 영화를 통해, 한 사람의 인생을 그려내며 우리들 인생 안에서 하나의 '선택'이 미래에 얼마나 큰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말해준다. 


나비 효과


주인공 '에반 트레본(애쉬튼 커쳐 분)'의 삶은 마냥 순탄치는 않다. '미치광이'가 된 아버지와, '악랄한 친구'가 그의 어린 시절을 어두운 색으로 꾸며주고 있다. 그리고 그는 종종 기억을 잃곤 했는데 그것을 '블랙아웃'으로 말하며, 관심을 갖고 '기억'에 대한 공부를 한다. 그 '블랙아웃'이 발생하는 기억의 순간들은 '선택의 기로'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것은 단순해 보이는 '찰나의 선택의 순간'을 장치로 둠으로써, '나비 효과'의 영향을 그대로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우리 또한 여러 '선택의 순간'에 놓이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선택'이 항상 옳은 것만은 아녔을 것이다. 때문에 사람이라면 누구나 '후회'를 하기 마련이고, 많은 보기 중에서 '정답'을 선택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한다. 영화에서 에반 또한 우리와 같이 자신의 선택에 후회를 한다. 다만, 그가 우리와 다른 점은 그는 과거를 바꿀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매혹적인 능력을 가진 듯 보이는 그는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켈리 밀러(에이미 스마트 분)'를 되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실 주인공 에반은 그의 말에, 트라우마로 남은 그녀의 어렸을 적 기억을 상기시켜 그녀를 자살하게 만들었다. 이를 되돌리기 위해 그는 자신의 '선택의 순간'으로 돌아가 운명을 바꾸게 된다.


에반 : 우리가 영원할 수 있을까?
켈리 : 그래야 되는 거 아니야?


에반은 과거의 어느 한 부분만을 고쳤다. 그리고 그것은 후에 매우 크게 작용하여 그녀를 되찾을 수 있게 되었다. 그의 삶은 그녀와 함께하는 나날들로 가득 찼고, 세상은 아름다운 분홍빛으로 물든 듯 보였다. 그녀의 미소와 함께하는 아침은 그에게 환상 적였고, 그의 눈에 담긴 그녀의 모습은 더없이 사랑스러웠다. 그는 전의 '모범생'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지만, 그의 '사랑'을 찾았다는 점에서 만족했다. 하지만 곧 그의 세상은 무너져버렸다. 어릴 적 '나쁜 친구'였던, '토미 밀러(윌리암 리 스콧 분)'은 주인공을 찾아와 위협했고 이에 그는 결국 '살인'을 저지르게 되고, 그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그의 삶이 가혹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는 '완벽함'을 거부함으로써, 현실과 비슷한 색을 띠게 만들고 이에 우리들을 향해 한 가지 '메시지'를 전한다. 바로 '정답은 없다'라는 것이다. 좀 더 '나은 선택'은 존재하더라도 그것이 곧 '정답'인 것은 아니란 것이다. 오히려 주인공은 더 깊은 구렁텅이로 빠지며, '사랑'을 얻었지만 '삶'을 잃은 듯 보였다. 우리들이 후회하고 있는 그때의 '선택'또한 이처럼 완벽함을 거부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가 그때의 선택으로 했던 '후회'는 '경험'으로 남을 수도 있고, 후에 어떠한 우리의 삶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어쩌면 나중에 '그때 이런 선택을 해서 다행이야.'라고 말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쉴지도 모르는 일이다. 주인공 또한 연이은 과거 바꾸기 끝에 오히려 더더욱 불행하게 변해가는 자신의 인생 앞에서, 결국 '나은 선택'을 하게 된다. 


난 내가 누군지 알아.
지난 과거는 잊을래.


그는 자신의 일기장을 태우며, 과거로 돌아가는 수단을 없애게 된다. 우리들 모두가 원하는 그 능력을 그는 결국 거부하게 된다. 그가 했던 마지막 선택은 바로 '희생'이었다. 그는 자신의 삶에서 '켈리'를 지워버리는 것으로, 스스로가 '마음의 짐'을 짊어지며 여러 인생의 갈래들을 주워 담았다. 그리고 자신의 '과거'는 그대로 '과거'로 둠으로써, 그의 앞으로의 삶에 다시는 돌아가는 일이 없는 듯 보인다. 그의 삶은 나아진 듯 나아지지 않은 듯 보이기도 하여, 씁쓸함과 함께 현실 속 우리들의 삶과 모습을 같이한다.




그의 우여곡절 끝에 다다른 삶 또한, 작은 찰나의 선택들이 모여 만든 여러 갈래 중 하나일 뿐이다. 이와 동시에, 우리들이 지금 살고 있는 '인생'도 과거 어떠한 '선택'이 이루어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는 과거의 선택에 휘둘릴 뿐인 나약한 존재로 보이기 마련이다. 그런데 앞서 말했던 '나비 효과'를 거꾸로 바꿔 생각한다면, 지금 우리의 선택이 먼 미래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다는 것이 된다. 앞으로의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고, 그것은 아직 어떠한 색을 갖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그 미래에서 '태풍'을 일으킬 수 있는 '선택'이라는 '나비'이다. 따라서 우리는 아무리 사소한 선택이라도, 신중을 더해 깊이 생각을 할 필요성을 가진다.


사실 이영화의 결말은 4개나 된다. 해피엔딩, 세드엔딩, 또는 열린 결말 등 영화의 끝에 다가가는 여러 길이 존재한다. 감독이 영화의 결말을 여러 갈래로 뻗게 한 것은 어쩌면, 우리 또한 결말을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영화는 우리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색의 결말을 담아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현실의 우리들 또한 에반이 영화 내내 보여주었던, 수많은 선택의 순간들이 우리의 삶에 즐비하게 놓여있다. 주인공 에반이, 그리고 우리들의 인생이 앞으로 어떠한 삶의 태풍을 맞이할지는 앞으로 하게 될 우리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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