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라푼젤(Tangled)>에서 찾은 '꿈'의 의미
어느새 꿈이란 것은 사치품처럼 느껴지는 시대가 되었다. 젊은이들에게 꿈이란 것을 물어본다면 많은 수의 대답들이 취업이 되어있는 것이 현실이다. 20대들이 인터넷 검색창에 청춘, 축제, 문화 보다는 자소서 쓰기, 채용 정보, 글자 수 세기 등등의 단어들을 더욱 많이 집어넣곤 한다. 빠르게만 돌아가는 세상 속에 몸을 맡기고 사는 것 조차 힘겨운 지금, 오히려 우리는 꿈의 본질적 의미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꿈은 단순히 희망사항의 의미만을 내포하기에는 그 단어 자체가 갖는 색을 잃는 것만 같다. 이렇게 꿈이란 것을 다시금 되짚어 볼 수 있게 해주는 한 소녀가 여기 있다. '라푼젤'이란 이름을 가진 긴 금발의 소녀가 바로 그녀다.
Just wonder when will my life, begin (내 인생이 언제 시작될지 궁금해)
그녀는 자신의 사소한 일상들 속에서 꿈을 그리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등장한다. 그녀의 발랄함 뒤로 등불을 가까이서 보고 싶다는 꿈을 갈망하고 있다. 그녀의 노래 가사 중에는 '내 인생이 언제 시작될지 궁금해'라는 부분이 있다. 이것은 그녀는 하루하루를 생활하지만 인생은 아직 펼쳐지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꿈을 향해 나아갈 때를 인생이 시작되는 때로 보고 있다. 꿈이란 것은 그런 것이다. 단순히 원하는 희망사항이 아니라 그것을 향해 나아갈 때를 진정 자신의 인생이라고 불릴 만큼의 큰 의미를 갖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플린 라이더(본명은 유진 피츠허버트)의 도움을 받아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처음엔 자신의 꿈을 향해 내디딘 첫 발을 마냥 기뻐할 수는 없었다. 영화는 잦은 화면 전환을 통해 그녀의 혼란한 마음을 보여준다. 자연을 맘껏 느끼는 장면과 자신의 어머니의 말을 어기고 밖으로 나온 것을 걱정하는 장면을 번갈아가며 보여주어 그녀의 마음 상태를 드러낸다. 이것은 꿈을 향해 나아가는 시작점에서의 불안과 걱정에 해당된다. 아무리 굳은 마음을 갖고 출발을 하여도, 앞으로 닥쳐올 일들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이 생기기 마련이다. 유진은 그런 그녀를 보고 한마디를 한다.
다 성장의 과정이야
영화는 이러한 두려움에 대해 전혀 마음 쓸 필요 없다면서 이것들이 경험으로 남아 자신을 성장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유진의 입을 빌려 말한다. 즉, 꿈을 향해 나아가면서 앞으로 일어날 일들은 두려움이 아니라 우리를 더욱 성장시킬 수 있는 발판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힘을 입어 본격적으로 등불을 보기 위한 여행을 시작한다. 라푼젤을 몰랐겠지만, 그 등불은 바로 그녀를 향한 것이었다. 여기서 우리는 꿈이란 것이 결코 우연한 것이 아님을 말해준다. 이는 여행 중 만난 주점 '귀여운 오리 새끼'에 있던 사람들의 모습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그들은 각자의 꿈을 얘기하며 흥겹게 노래한다. 그들은 덩치가 크고 험상궂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들의 꿈은 겉모습으로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것들이다. 이것은 자신이 현재 놓인 위치와 모습과는 상관없이 어떤 꿈이든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남들이 보기에는 비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은 전혀 않고, 자신들의 꿈을 밝은 모습으로 말을 한다. 그들의 꿈은 단순한 직업을 갖는 것뿐만이 아니라, 사랑을 하고 싶다거나 유니콘을 모으고 싶다는 등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다. 꿈이란 것이 단순 취업이 된 현대의 많은 젊은이들의 모습과 대비되는 모습들이다. 이렇듯 꿈을 갖고 있는 그들에게서 우리는 꿈의 필연성을 찾을 수 있다.
꿈이란 것은 단순하게 생기는 것이 아니다. 과거의 경험과 수많은 선택에 의해 정해지는 것들이다. 우연히 이것을 하고 싶다는 것은 꿈이 될 수 없다. 꿈이란 것은 자신이 가고 있는 길과는 상관없이 그것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심장이 쿵쾅대고 설레기 시작하며, 머릿속에 꿈을 이룬 내 모습을 그리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그런 것이다. 이런 의미의 꿈을 갖는다는 것은 결코 우연한 현상이 아닌 반드시 그것을 이루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절대 이러한 꿈들을 가벼이 생각해서는 안된다. 꿈은 이러한 필연적인 관계에 의해 보기보다 훨씬 소중하고 가치가 있는 것임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다. 영화에서는 등불이라는 것이 그녀에게도 매우 소중한 것임을 보여주며 꿈의 필연성을 내세워 그것의 소중함을 부각시켰다.
라푼젤은 자신의 소원이던 등불을 보는 순간을 앞에 놓고 유진에게 질문을 한다. "내가 꿈꾸던 것과 다르면 어쩌지? 같으면? 그 뒤에는 어떻게 하지?" 이러한 꿈을 찾는 과정에서 우리는 꿈 자체에 대한 의문을 품을 수 있다. 내가 생각한 꿈이란 것은 말 그대로 꿈으로 현실과 반드시 같은 모습으로 놓여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리고 같다고 해도 꿈을 이룬 뒤의 공허함이 남을 수 있다. 이것들의 해결법으로 유진은 명쾌하게 대답을 내놓는다.
뭘 걱정해? 새 꿈을 찾으면 되지
이 말은 꿈을 이룬 이후 그것의 결과와 상관없이 그 이후의 공허함은 새 꿈으로 채우면 된다는 것을 말해준다. 또한 이것은 인생은 이처럼 꿈을 찾아가는 여행의 연속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하나의 꿈만 품는 것이 아니라, 계속 앞으로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가며 자신을 완성시키는 것이 바로 인생이라는 것이다. 영화에서는 라푼젤은 드디어 등불을 보고, 유진은 가방을 찾게 되어 둘은 원하던 것을 이루게 됐다. 그리고 그 둘은 사랑이라는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게 된다. 하지만 사랑을 향해 다가가는 둘의 과정은 순탄하지만은 않다.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라푼젤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금발의 긴 머리카락을 잘라낸다. 이것은 라푼젤의 머리카락은 그녀의 겉모습일 뿐, 허황된 것임을 보여준다. 그 허울은 오히려 그녀를 위기로 몰아넣게 된다. 유진은 그런 그녀의 인생을 구하기 위해 그녀의 머리카락을 잘라내며 그녀를 구해낸다. 그 대신 자신이 죽을 위기에 놓이게 된다. 유진은 자신의 목숨을 바쳐 그녀를 사랑했던 것이다. 그런 그녀는 그를 향해 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눈물을 흘리며 그를 구한다. 이 장면이 시사하는 바는 꽤 크다. 서로를 사랑할 때 필요한 것은 라푼젤의 탐스런 긴 머리카락이 아닌 바로 서로를 향한 진심임을 영화는 말해준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라푼젤이 그녀의 탐스런 머리카락을 잃어버렸음에도 아름답게 보일 수 있었던 것은 서로의 진심을 보여주어 찾은 사랑을 마음속에 품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영화의 원제는 '라푼젤'이 아닌 '헝클어진, 복잡한'의 뜻을 가진 'Tangled'이다. 이것은 단순히 영화 내내 휘날리는 그녀의 머리카락을 말하는 것뿐만이 아닌, 바로 그녀를 통해 우리들의 인생의 모습을 보여주는 단어이기도 하다. 복잡한 세상 속에서 그녀와 같이 우리는 저마다의 꿈을 마음속에 품고 나아가고 있다. 이런 그녀의 여행 속에서 우리는 꿈을 향해 나아갈 때의 갖는 두려움은 경험이라는 것으로 남고, 현재의 모습과 상관없이 꿈을 갖는 것은 절대로 잘못된 것이 아니고 오히려 매우 소중한 것임을 말해준다. 또한 꿈을 좇는 인생에서 그녀가 진정으로 찾고자 했던 것은 사랑이라는 정신적 가치이며, 이런 사랑을 찾을 때 우리는 진심이란 것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우리는 영화의 원제 'Tangled'처럼 복잡한 인생 속에서 살고 있다. 이러한 세상 속에서 그녀가 보여준 꿈의 진정한 의미를 마음속에 담아 본다면 우리의 삶도 그녀가 그랬던 것처럼 행복이란 종착역에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사진 출처 - 다음 영화 / 영상 출처 - Youtube GMAG님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