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기획
<Offline> - 아르노 슈트로벨(Arno Strobel)
출판사에서 원서검토 의뢰가 들어왔다. 디지털 디톡스 여행을 소재로 한 심리 스릴러. 작가도 유명한 사람이고, 독일 내 평도 괜찮고, 출간 한 달 만에 5쇄를 찍었다고 해서 좋은 예감으로 작업을 시작했다.
와우.
역시. 책이 너무 괜찮았다. 핸드폰, 태블릿 등을 전혀 쓸 수 없는, 통신망이 전혀 없는 곳으로 떠난 디지털 디톡스 여행에서 한 사람씩 살해된다는 내용.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배경이긴 하지만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 등장인물들이 느끼는 심리적인 압박감과 불안감, 예상치 못한 스토리 전개 등 이전 소설들과는 다른 부분이 분명 있었다.
디지털 과부하로 피로를 느끼는 요즘 사람들에게 걸맞은, 그들이 공감하기에 충분한 책이다.
소설 > 미스터리 / 스릴러 > 살인 사건 > 디지털 디톡스 여행
핸드폰이나 태블릿 없이 깊은 산속에 위치한 호텔에서 힐링하는 여행 프로그램, 일명 디지털 디톡스 여행에 젊은 남녀 11명이 참가한다. 여행 첫날, 한 겨울의 으쓱한 산길을 헤치고 호텔에 도착한 일행은 호러 하우스 같은 호텔의 외관에 경악한다. 하지만 호텔 내부는 정반대. 가이드는 이곳이 수십 년 전 등반객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운영하던 숙박업소였는데, 최근 익명의 투자자가 호텔을 인수하여 럭셔리 펜션으로 리모델링 중이며 현재는 아무도 없다고 한다. 일행은 화려한 호텔 내부에 마음을 놓고, 핸드폰 없는 생활에 나름 만족하며 여행 첫 날을 마무리한다.
다음 날, 한 명이 사라진다. 지하의 세탁실에서 그의 시체가 발견된다. 모두들 혼비백산. 이때부터 인간의 이기심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서로의 과거를 들추며 비합리적으로 남을 의심하고 억압한다.
그다음 날, 또 다른 한 명이 사라진다. 이번 피해자는 딱 죽기 직전까지의 상태다. 범인이 아무것도 보지 못하게, 아무것도 듣지 못하게, 아무것도 말하지 못하게 만들어 놨다. 소름 돋는 상황에 나머지 일행은 서로에게 날을 세우고 끝없는 인간의 추악함을 드러내고 마는데...
과연 범인은 그들 중에 있는 걸까? 호텔 관리인이 범인인 걸까? 아니면, 과거에 우울증을 앓았던 사람이 범인일까?
300페이지가 넘는 책인데 아주 술술 잘 읽혔다. 일단 뭐가 됐든, 재미는 보장한다는 뜻이다. 시기적절한 소재이기도 하고, 대중적이어서 충분히 출판될만하다고 생각한다.
아쉽게도 원서검토 의뢰를 한 출판사는 이 책을 출간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왠지 다른 데서 나올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러면 너무 안타까울 듯.
현지 반응도 좋고 (출간 2개월도 안됐는데 벌써 8쇄를 찍었다...), 평도 괜찮고, 작가도 유명하고, 스토리도 빵빵하고... 참 아쉽다. 혹시라도 검토서가 필요하신 출판사 관계자는 연락 주시길...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