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날
아이들에게 수영 강습을 시키는 건, 초등 저학년 전엔 꼭 시켜야 하는 과제 같았다. 주변에서 하도 그때 아니면 공부하느라 시간이 없다는 둥 크면 수영복을 입기 싫어한다는 둥 하길래.
애들이 유치원에 다닐 땐. 에이 초등학교 가면 시작하지 뭐, 하며 은근슬쩍 미루고 , 큰애가 학교에 간 후에는, 동생이랑 한 살 차이니까, 동생이 학교 가면 같이 시작하지 뭐, 라며 대놓고 미루고 있었다. (애들한테 뭔가를 시킬 땐, 둘을 한 번에 시키는 게 시간도 벌고 몸 고생도 덜 하고 좋다.)
그것도 그거지만, 사실, 솔직히 말하면, 내 생각에 7, 8살짜리를 수영에 보내는 게 너무 비쌌다. 아니, 무슨 수영이 이렇게 비싸? 눈에 날을 세우고 알아보니 집 앞에서 데리고 가서 수영복 입혀주고, 소그룹(5명)으로 수영 가르치고, 샤워 싹 시켜주고, 드라이도 해주고, 옷도 입혀서 집 앞까지 데려다준단다. 거기에 락스 물이 아니라 해수 농도에 맞춘 소금물이라나 뭐라나. 애들이 무슨 물고기도 아니고 해수 농도가 웬 말?
암튼, 그걸 보고 나서야 아하! 그래서 비싸구나, 하며 그럼 애들이 스스로 로커룸으로 찾아들어가서 옷 갈아입고 씻고 나올 수 있을 나이가 되면 시켜야지, 생각했다. 그런 거 안 해주는 수영장은 소그룹이면서도 거의 반값이었다. (물론, 해수는 아니다.)
큰애가 초등 3학년이 되기 전엔 반드시 수영을 보내겠다는 일념 하에, 수개월 간 혼자 씻기 훈련을 시킨 결과, 아이들은 제법 깨끗하게 샤워할 수 있게 되었다. 가끔 머리에 비누 거품이 묻어있긴 하지만.
그리하여 이번 달부터 수영을 보내기 시작했다. 애 둘을 한 번에. (이럴 땐 연년생이 좋다.)
내가 데려다주고, 1시간 기다려야 하고, 또 내가 데리고 오지만,
애들도 혼자서 씻고 옷 입고 챙기고 해야 하지만, 그래도 좀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그간 엄청난 과제라고 생각했던 수영을 시작하게 되어서 참 다행이다.
애들을 기다리는 데가 좀 춥긴 하지만.
등받이가 없는 의자라 앉아 있기가 별로긴 하지만.
가끔 주차와 출차 문제가 있긴 하지만.
서둘러 저녁을 챙겨 먹여야 하지만.
애들이 좋아하니까 됐다. 그리고 은근 날 억누르던 과제를 해내고 있으니까 그거면 됐다.
그런데 수영은 꼭 가르쳐야 하는 거 맞겠지? 주변에서 그렇다니 그런가 보다,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