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같은 존재

보통날

by 모소

엄마 집에 있던 야롱이(고양이)를 우리 집으로 데리고 왔다.

거긴 너무 추워서.

사냥놀이해주러 올라가기 귀찮아서.

그리고 아빠가 야롱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오늘이 야롱이가 집에 온 지 딱 7일, 일주일 되는 날이다. 그런데 벌써 야롱이가 공기 같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물론 좋은 의미로.

사실, 처음엔 하루 종일 책상에 앉아 있는 나에게 야롱이란 존재가 방해가 되진 않을까?, 계속 놀아달라면 어쩌지?, 고민이 되긴 했다. 내가 작업하는 동안에 정말 야롱이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있을까? 하면서. 그래서 첫 하루 이틀은 책상에만 앉아있을 뿐 아예 작업을 하지 못했다. 뒤통수에서 느껴지는 야롱이의 뜨거운 시선 때문에 자꾸 뒤돌아 보느라 집중이 잘 되지 않았다.

또, 우리 애들은 야롱이가 약간 무서워서 각자 자기 방문을 닫고 방에 틀어박혀 있었다. 거실을 야롱이에게 내준 셈이었다.

흠, 이걸 어쩐다... 공기 같은 존재가 될 순 없을까?


일주일이 된 지금, 걱정과는 달리, 우린 잘 지내고 있다. 차츰차츰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우리 가족과 야롱이의 합이 자리를 잡고 있는 중이다. 나는 작업 중에 야롱이가 책상 위로 올라와도 '아니야' 하며 바닥으로 내려주고 있고, 우리 아이들도 서서히 야롱이에게 방문을 열어주고 있다. 야롱이가 참 똑똑한 것이, 한 세 번만 안된다며 바닥으로 내려주면 소파 침대에 올라앉아 집사가 집중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아닌지 감시하고 있다.

참 고마운 고양이다. 덕분에 정신을 바짝 차리는 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 야롱이는 우리에게 불편한 존재가 아니라 공기처럼 꼭 필요한, 자연스러운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역시 우리 집에 데리고 오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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