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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소 Jan 20. 2020

가장 힘든 일, 기다림

보통날

 기다림은 정말 힘든 일이다. 기다리는 동안엔 무언가에 몰두할 수도, 새로운 일을 계획할 수도, 다른 데 정신을 팔 수도 없다. 그러다 보니 시간은 더욱 더디게 흘러가고 자연스레 기다림에 대한 열망이 커져 간다. 그렇게 계속 기다림에 몰두할수록 나의 몸과 마음은 점점 지쳐간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좋은 소식이 곧 올 거라는 긍정적인 마음을 갖고 이대로 쭉 기다리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그러자니, 기다리다가 몸에서 사리가 나올 것 같다.


 이럴 땐 무언가에 몰두하여 기다림을 잊는 게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듯하다. 그러나 그 무언가를 찾기란 쉽지 않아서 여기저기 기웃대다가 결국 또다시 기다리고 있는 내 모습을 만난다. 잡생각을 떨쳐낼 만큼 강도 높은 집중력을 요구하는 일을 하고 싶다. 그런 일이 뭐가 있을까? 새로운 외서를 찾아 나서 볼까, 독서를 질리도록 해볼까? 방법을 아예 모르는 건 아니지만, 애들이 방학이라 사실 그럴만한 시간도 없다. 청소하다가 문득, 밥 차리다가 문득, 설거지하다가 문득 떠오르는 기다림에 정신이 아찔하다. 


 이 방법도 저 방법도 여의치 않다면, 연락이 오든지 말든지 알게 뭐야,라고 생각할 수 있는 베짱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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