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관적 영화 후기 8. 군다
개봉 : 2022.07.14.
등급 : 전체 관람가
장르 : 다큐멘터리
국가 : 노르웨이, 미국
러닝타임 : 93분
배급영화사 : 진진
소개 : 돼지, 소, 닭의 평온한 일상은 인간을 대자연의 세계로 초대한다
수상내역 : 2020 31회 스톡홀름영화제(최우수 다큐멘터리상)
- 네이버 영화 -
세상엔 이런 영화도 다 있고
이런 영화 제작에 적극 참여하는 대배우 #호아킨피닉스 도 있고
그래서 아직은, 살만한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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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다
'군다'는 암퇘지의 이름이나 영화에서 단 한번도 언급되진 않는다. 흑백 다큐물인 영화는 나레이션도, 인터뷰도, 당연히 자막도 없다. 배경음악도 효과음도 없다. 사람도 없다. 동물의 목소리, 숨소리, 걷는 소리, 뛰는 소리, 바람의 소리, 마른 풀의 소리, 자연이 내는 소리만 가득하다. 렌즈의 높이는 돼지, 닭, 소의 눈높이와 일치한다. 아기돼지와 눈맞추니 우쭈쭈 해주고 싶고, 벼슬을 단 닭은 늙은 왕 같은 기품이 느껴졌으며, 멍하고 순한 눈빛의 소는 꼬리로 서로의 날벌레를 쫓아주고 있다. 우리에겐 가축이고, 그들 스스로에겐 우리의 것과 다를 바 없는 열렬한 생(生)이다. 이렇게나 오래 동물을 응시할 기회가 있었던가. 응시(凝視)는 연민을 부른다. 인간만이 연민을 가질 수 있다. 연민하자, 아주 조금만.
동물의 속도에 맞춰 자연과 동물의 소리로만 채워진 93분의 흑백 영화. 잡생각이 껴들기도 하고,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입히기도 한다. 십분 이상 롱테이크로 이어지는 엔딩은 평온을 깬다. 언어의 개입 없이 '군다'의 감정이 고스란히 옮겨온다. 감정을 느끼는 동물이니까. 나도, 군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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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평온은 금방 수습돼서는 그날 저녁식사 때 평냉 옆 수육 두 점을 먹었음을 고백합니다......ㅎ
비교적 비 육식인인 편이다.
앞으로도 그리 살려 한다.
그 좋아하던 회도 이젠 당기지 않는다.
세상의 모든 군다와 내가, 공생할 수 있길 바란다.
아. 영화보고 싶다. 10월엔 부산국제영화제, 가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