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벗어나기 프로젝트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사업은 있다.
예컨대 교육과 치유의 측면에서다. 과거 기록에서 찾아보자면 서울문화재단의 '서울예술치유허브'가 있고, 최근에는 지역문화진흥원의 '문화로 사회연대' 사업이 있다. (이것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으로 이관된 듯 하다.) 둘 다 정말이지 배울 점이 많은 사업이다. 왜냐하면 특정 집단을 중심으로 문화예술의 치유적 기능을 강조한 사업이므로, 실제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면 여기서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예술치유 프로그램에서 멈추고 싶지 않다. 문화예술을 치료와 돌봄의 수단으로까지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예술이 수단화되는 것에 대한 비판은 잠시만 멈추자.) 우리 사회 전반에 문화예술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싶다. 그 이유인즉슨 우리 사회가 정신건강이 악화될 만한 혹은 취약해지기 쉬운 환경이기 때문이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자살률만 검색해봐도, '자살률 1위 대한민국', '하루 40명 잃는 만성 자살국', 'OECD 최고 수준의 자살률'이라고 나온다. 원인은 무엇일까.
원인은 하나로 규정할 수 없을 것이다. 코로나19 전후 고용 불안정과 상대적 박탈감, 사회적 고립이 누적된 결과(출처: https://www.hani.co.kr/arti/hanihealth/medical/1244895.html)일 수도 있겠고, 지속적인 경쟁에 노출되며 견뎌야 하는 학업 스트레스나 직장내 괴롭힘이 그 원인일 수도 있다. 아무도 모르겠지. 본인만 알 것이다. 그럼에도 단 한가지 단어로 압축해야 한다면 그것은 '외로움' 혹은 '고립'이지 않을까.
『외로움 벗어나기 프로젝트』에서 저자 제러미 노벨은 '외로움'의 종류에는 3가지가 있다고 한다. 첫번째는 심리적 외로움이다. 상대와의 진정한 대감을 갈망하는 상태다. 두번째는 사회적 외로움이다. 사회체계로부터 배척당한다는 무력한 감각이자 환영받지 못하고 거부당하는 느낌이다. 인종, 성별, 종교, 성지향성, 국적, 장애와 관련되어 있다.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실존적 외로움이다. 살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공허함을 느끼는 상태다. 그리고 저자는 심리적 불편감에 대해서 구체적인 성질과 강도를 규명하는 것이 가능해지면 치유로 나아가는 과정 또한 한결 명료해진다고 밝히고 있다.
근데 그게 어디 쉽나. 나도 내가 '당한 것'들을 언어로 정리하는 데에 한참 시간이 걸렸다. 당시에는 감정으로 혹은 감각으로만 불쾌하게 남아있을 뿐, 입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속 안에서 헤매고 있는 그런 사건들이 있다. 속으로 삭히면 그게 울화와 화병이 되고, 밖으로 분출하면 분노만 가득한 사람이 된다. 그렇다고 정신과에 가서 매번 상담을 받자니, 그것이 어려운 환경에 있는 사람도 있다.
나는 그럴 때마다 자꾸만 문화예술을 사람들이 떠올리게 만들고 싶다. 창의적인 활동과 접근을 통한 대화와 관계가 분명 우리 사회에 이로울 것이라고 주장하고 싶다.
왜냐하면 수많은 연구와 사례가 그렇게 말하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