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4주 차 임산부의 태교 이야기
설 연휴가 시작하기도 전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된 후 꽤 길고도 알찬 연휴를 보내게 됐다. 원래는 양가에 다녀온 후 당일치기 국내여행을 다녀오려고 했지만 임신 사실을 알고 나서는 쉽게 움직이지 못했다. 몸을 움직이지 못했다기 보단.. 아직 임신에 대해 1도 모르는 초보 예비엄마라 불안한 마음에 마음을 움직이지 못해서 여행을 갈 수가 없었다.
아직 출산까지 9개월가량이 남아 있지만 뭔가 촉박하고 급한 느낌. 당근 마켓에서 무료 나눔으로 임신, 출산, 육아 대백과 도서를 나눔 받았다. 2017-2018년에 발행된 책인데.. 제도가 바뀐 거지 임신 상식에 대한 내용은 최신판과 큰 차이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기분 좋게 무료 나눔을 받고 돌아오는 길에 달콤 새콤 말랑말랑한 귤이 먹고 싶어 남편에게 한 마디 했더니 남편이 갑자기 갓 길에 차를 주차하고 귤 한 봉지를 사 온다. 4,000원짜리 귤 한 봉지이지만 내가 한 말을 귀 기울여 듣고 있다는 것에 감동을 받고 괜히 미소를 짓는다.
쇼핑한다고 갔던 스퀘어원에서는 소설책과 경영경제책을 몇 권 사고 위층의 서가앤쿡에서 로제 파스타를 먹었다. 생각했던 만큼의 진한 크림은 아니었지만 그럭저럭 만족했다. (다음엔 더 진한 크림 파스타를 먹어야지) 부들부들 촉촉한 반숙 계란 프라이를 참 좋아하는데... 완전히 익지 않은 계란 프라이는 살모넬라균 때문에 세균에 감염되어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어 임산부는 특히 조심해야 한다. 이제 임신기간 동안 반숙도 못 포기해야 한다. 흐흐흑
태교는 무엇인가, 태교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인터넷에 검색하고 책도 찾아봤지만 시원하고 명쾌한 대답을 얻지 못했다. 내가 멋대로 내린 결론은 나를 행복하게 하는 다양한 일을 찾아 하다 보면 그게 태교가 아닐까...?
최근 tv 프로그램에서 어느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산모가 가장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안정을 취하는 것이라 하셨다. 직장인 임산부의 경우 태교 할 시간이 없다는 것에 대해 죄책감 가지지 말고 직장생활과 일상생활을 또 열심히 하면 된다고..
딱히 태교라고 할 건 없지만 평소에 좋아하는데 시간 내서 하기 어려웠던 것들을 하나둘씩 하기로 했다. 내 인생 애니메이션인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다시 본 것. 같은 영화를 두 번 이상 보는 일은 거의 없지만 하울의 움직이는 성은 몇 번이나 봤다.
태교로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외에도 판타지 소설을 읽고 있다. 최근에 읽고 있던 자기 계발 도서는 잠시 접어두고 오랜만에 소설책을 읽으니 또 새롭다. 또 하고 싶은 것은... 그림을 그리는 것. (벌써부터) 아이를 위한 요리를 배우는 것. 역사 공부를 하는 것. 한문을 익히는 것. 수도쿠... 등
그동안 취미 보따리에 넣어놓기만 하고 꺼내지 않았던 취미들을 조금씩 꺼내어해보려고 하니 괜히 설렌다. 하고 싶은 일을 잔뜩 적고 여름방학을 기다리는 것처럼... 현실은 입덧, 젖몸살, 튼살, 관절통을 호소하며 남편한테 히스테리를 부릴 거 같지만.. 그래도 최대한 고상하고 아름답게..(?) 임신기간을 포장해봐야겠다.
설 연휴 동안은 우리 동네에 폭설이 내렸다. 눈을 좋아하는 겨울 강아지와 함께 산지 곧 3년, 폭설이 내린다는 예보를 들으면 늘 아주 많이 설렌다. 밤 12시가 되어가는 깜깜한 저녁, 눈이 내리기 시작하자마자 강아지와 남편과 함께 밖에 나와 아파트 단지를 한 바퀴 돌았다. 하늘에서 퐁퐁퐁 내리는 눈에 신난 우리 강아지, 신난 강아지를 보며 함께 펄쩍펄쩍 뛰는 우리 남편 덕분에 즐겁게 하루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
집으로 들어가는 길, 남편이 갑자기 발로 누운 타원을 그리고 갑자기 점프하더니 두 발로 점을 콕 찍는다. 아기집과 아기란다. 남편의 귀여운 행동에 깔깔깔 웃음을 터뜨렸다. 임신과 출산 관련 정보는 찾지 않고 휴대폰으로 게임 영상만 봐서 서운했는데 그래도 인식하고는 있나 보다.. 어쩌면 내가 너무 조급한 걸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