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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 나는 한국이랑 잘 안 맞는...게 맞다!

이 좋은 한국을 왜 떠났을까?

나는 친구를 사귀려면 남들보다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술 한 잔 하고 담배 한 대 나눠 핀다고 지금까지 생전 남이었던 사람이 덜컥 친구가 되진 않는다.

내가 한 살 많으니까 말 놓을게라고 하는 사람들을 보면 네가 언제 봤다고 말을 놓겠다는 거냐. 고작 몇 달 일찍 태어났다고 윗사람 행세를 하다니 지랄하고 있네. 넌 일단 마이너스 50! 하면서도 참 신기하고 부럽기도 했다.


나는 한국적 정서에
잘 맞지 않는 사람인가 보다


이런 성향은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 더욱 강고해졌다. 작대기 하나 더 많다고 되지도 않는 지시를 해대는 걸 하도 많이 당해서 그랬는지 약간 알러지 수준이었다. 그런 군대문화와 하나도 다를 바 없었던 첫 직장에서도 달라진 건 없었다. 오히려 더러우면 때려치우면 된다라는 군대시절과는 다른 최후의 보루(?)가 있으니 참지 않았다.(기업이 군필자를 선호하는 게 군대에서 배운 저런 부정적 인내심의 장착이 이유 중 하나인데, 영 잘못 뽑은 거였지. 어이없게도 그 당시 면접에서는 상사의 부당한 지시를 어떻게 슬기롭게 대처할 건지가 단골 질문이었다. 부당한 지시를 하는 상사가 이상한 것 아닌가? 대처는 무슨 대처. 요즘도 그런 질문을 하나 모르겠다.)무슨 요즘 MZ세대 사이에서 벌어지는 철 모르는 행동인가 하겠지만 그들에게는 큰삼촌 격인 나는 그 당시에 그랬다. 물론 고민도 많이 했지만 그런 걸 견디는 선배를 봤을 때 이건 정말 아니구나 싶었다.

그 이후로 10여 년의 직장 생활 동안 몇 번의 이직이 있었지만 오래 있었던 곳은 나의 알러지가 덜 올라오는 곳이었고 그만둔 곳은 약을 먹어도 안 되는 곳이었다.

그러면서 생각을 했던 건 '나는 한국적 정서에 잘 맞지 않는 사람인가 보다'였다. 사실 이런 생각은 학창시절에도 언듯언듯 했었다. 그때는 내가 사회성이 안 좋나 하고 의심했었다. 하지만 수평적 대인관계에서는 그리 무리가 없었는데 유독 수직적 문화에서는 당하고 가만있지 않았다. 그래서 대학에서는 꼰대 선배들이 짚은 몇몇 버르장머리 없는 새끼들 중에 늘 내가 있었고 군대에서는 군기 빠진 새끼가 나였다.(그때 깨달았다. 군대에서는 선임병에 비위를 맞추지 않는 게 군기가 빠진 거구나.)


막내기질



"너같이 막내인 애들은 정말 돌아버리게 할 때가 있어."

친했던 내 친구가 나에게 했던 말이다. 그의 말인내들은 집에서 귀여움만 받고 자라서 말을 잘 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것만 하려고 하고, 누가 해주면 고걸 딱 먹기만 하고. 남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것이었다. 헐.. 이게 무슨 꼰대가 젊은이들 가는 길 가로막고 지팡이 휘두르면서 할만한 얘기인가. 그것도 내 친한 친구가.. 고대로 뒤집어서 되갚아줬

"첫째는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고 자라서 모두가 자기 명령만 따라야 하고, 좋은 건 자기가 독차지해야 하고, 내가 해야 할 것도 동생 시키고, 어른 되면 부모 무시하고 집에서 왕노롯 하더라."

 자신 사남매의 장남이었다.


참 유치한 언쟁이었지만 앞에 이야기한 내용과 별반 다르지 않다. 수직적 서열의식이 아까는 사회에서 이번엔 가족 내에서 보여지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것은 실제로 그런 경이 있을 수도 있고, 또는 장히 편

견어린 시선일 수 있어서 함부로 일반화할 수 없는 문제인데 이처럼 대놓고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경악스럽다는 것이다.(물론 진한 친구라 그럴 수 있었다고 생각해야지 뭐...)





내가 한국이 잘 맞지 않았던 이유를 대자면 나의 개인적 이유부터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민족적.. 그만그만

그렇다면 내가 우리니라 사람임이 싫을까? 전혀 아니다. 객관적으로 비교해 봐도 대한민국 국민임을 자부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고, 나와 살면서 각국 출신들과 교류하다 보면 정말 선진 문명에서 살다 왔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이유, 하지만 내겐 매우 치명적인 이유로 한국을 떠나기로 심했다. 절은 정말로 은데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할 게 나하고는 맞지 않으니 어쩌겠는가 중이 나가야지. 게다가 다른 중들은 아무 불편함이 없다니 불편한 중이 아주 조용히 사라져야지.


2017년 6월 1일

떠났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lecture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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