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를 보면 안 믿겠지만
어릴 때 나는 소심하고 소극적이었다. 기본적으로 '난 못해'라는 생각이 깔려있었다. 안 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컸고 겁이 많았고 엄살도 많았다. 못한다고 생각하니까 안 하는 것만 늘었다. 아마 부모님이 굉장히 답답해하셨을 것 같다.
그런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백일장부터 조금 바뀌었다. 친한 친구에 대해서 썼는데 우리 학년에서 혼자 상을 받았다. 그때부터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다. 4학년이 되면서 백일장, 사생대회, 줄넘기대회, 경필대회, 한문경시대회 등에서 입상했다. 4학년부터 6학년까지 늘 다른 대회는 장려상이었고 백일장은 우수상, 한문경시대회는 금상(90점 이상)이었다.
공부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서 그런지, 친구들과의 관계에도 적극적으로 변한 것 같다. 애들이 말로만 놀리는 게 아니라 괜히 한 대씩 때리고 밀치고 귀찮게 굴었는데 그전까진 짜증만 냈다. 그때부턴 때리면 같이 때리고 밀치면 같이 밀쳤다. 반격이 귀찮을 땐 "너보다 작은 여자애한테 맞아볼래?" 했는데 이게 생각보다 잘 먹혔다. 남자애들한텐 자존심 상하는 말이었나.
종종 선생님들 중에는 남자애들이 장난치면 져주라던 선생님이 있었다. 근데 난 져주기 싫었다. 져주면 장난이 더 심해졌다. 힘으로 찍어 누르는 장난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남자애가 여자애를 힘으로 찍어 누르는 게 말이나 되나. 어차피 누가 놀린다고 울지도 않으니까, 있는 힘껏 반격했던 것 같다. 어쩌면 1학년 때부터 당한 게 속상했을지도.
꽤나 강렬한 학교생활이었던 것 같지만 생각보단 평화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