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 초등학교 : 리코더 장인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합주에서 리코더 했다

by 결이

초등학교 3학년 때 리코더를 불기 시작했다. 리코더로 완곡해야 하는 숙제가 있었는데 집에서 아무리 연습해도 잘 안 됐다. 그때 엄마가 아빠 차로 장거리를 이동할 때마다 리코더를 들고나가서 차에서 연습하는 건 어떤지 물어보셨고 괜찮은 아이디어인 것 같아서 외출할 때 리코더를 챙겼다. 피아노를 배우던 시기라, 다행히 외우고 있던 악보가 몇 있었고 이동하는 동안 리코더를 불었다.


집에서 연습하려고 마음먹으면 잘 안되던 리코더 실력이 눈에 띄게 팍팍 늘었다. 그러다 4학년이 되어서 처음으로 합주를 하게 되었다. 선생님께서는 하고 싶은 악기를 선택할 기회를 주셨고 나는 리코더를 선택했다. 잘했고 좋아했거든. 이후 6학년 때까지 난 리코더를 불었다.


리코더를 자유자재로 불게 되었을 때 음악 교과서에 있는 노래를 다 부르고 피아노 악보도 불러봤다. 당시 피아노로 치지도 못했던 '엘리제를 위하여' 도입부를 리코더로 먼저 불었다는 사실. 이때쯤 나는 '내가 음악에 재능이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물론, 시간이 지나서야 '그냥 음악을 미술보단 좀 나은 수준으로 하는 거였구나' 했지만.


중학생이 된 후에는 악기를 배우지 않았다. 그저 초등학교 6년 동안 바짝 배운 경험으로 악보를 볼 수 있었고 여전히 그때 경험 덕분에 악보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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