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5 초등학교 : 나의 진로는?

졸업이냐 전학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by 결이

6학년 1학기가 끝날 때쯤 한인 학교에 남을지 국제학교에 진학할지 진로를 정해야 했다. 6학년 친구들 중 2명은 귀국이 확정되었고 3명은 현지 국제학교로 전학 갔다. 부모님께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자고 하셔서 나는 한인 학교를 졸업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한인 학교에 남아서 좋은 점은 초등학교 졸업장이 있다는 것, 단점은 졸업 후 진학할 때 학기 중에 진학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당장 국제학교에 가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무엇보다도 한국 교과 과정을 마치고 싶었다. 그렇게 6학년 2학기는 혼자 다녔다. 이게 드문 일은 아니었다. 저학년일 때 6학년을 혼자 다니는 언니, 오빠들을 봤기 때문에 어쩌면 나도 저렇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미 선례가 있으니까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생각보다 혼자 수업을 받는 건 외롭지 않았다. 어차피 집에서도 형제 없이 있는데 반에서 혼자라고 외로울 리가 있나. 오히려 선생님과 1대 1 수업인 게 좋았다. 마음껏 질문하고 급할 게 없었다. 동생들이랑도 잘 지냈다.




6학년 2학기 때 카이로에 있던 학교가 뉴 카이로(New Cairo)로 이사했다. 원래 마당이 있는 2층 주택을 학교로 사용했는데 새로 지은 학교로 옮겼다. 제법 학교 운동장 같은 운동장과 잔디밭이 생겼고 교과서로만 봤던 초등학교 건물이 있었다. 처음으로 체육관 겸 강당이 생겼다. 새로운 학교에서의 첫 졸업식은 그 강당에서 진행했다. 그게 바로 내가 졸업한 졸업식이다.


졸업식에 국제학교로 진학한 친구 둘이 점심시간을 틈타서 와줬다. 솔직히 친구들이 올 거라고 생각 못했는데 와줘서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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