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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흩다 Jan 03. 2017

다만,


다만, 맺지 못하여도

끝이 없는 기나긴 길이여도 좋다


떠난 그대의 뒷모습을 한없이 바라보며

어쩌면, 짝사랑 보다도 더 아픈 마음을 가져도 좋다


온통 멈춰있는 이 계절을

다시 그대로 물들일 수만 있다면.



스치듯, 수도 없이 흔들리는 마음들로

한 동안 앓기만 하여도 좋다


그저 놓지 못하여도

기약 없는 희망뿐이어도 좋다.


이 서툴고 외로운 발걸음의 끝에

그대만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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